尹, 밤새 9차례 대책 지시…"응급 의료체계 총가동 신속지원"

[핼러윈 대참사]
■ 대통령실 비상대응체제 전환
새벽까지 중대본회의 등 주재하며
현장·인원 통제, 신속 구호 주문
한총리도 3차례 긴급지시 총력대응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이태원 참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대통령실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사고와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사건 발생 10시간여 만인 30일 오전 9시 49분에 발표됐다. 참사는 전날 오후 10시 15분께 당국에 접수됐고 즉시 윤 대통령에 전달됐다. 윤 대통령은 즉각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휘하며 밤새 아홉 차례에 걸친 대책과 지시를 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299명 사망) 이후 발생한 최악의 사회적 재난에 대통령실은 전원 비상 대응 태세에 돌입하며 사고 대책과 수습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용산 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장례 지원과 함께 응급 의료 체계를 총가동해 부상자에 대한 신속한 의료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사고의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해서 향후 동일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도 브리핑에서 “현재 대통령실은 전원 비상 대응 태세”라며 "모든 일정과 국정의 우선순위를 사고 수습, 그리고 후속 조치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사고가 발생한 전날 오후 10시께부터 사실상 24시간 비상 대응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은 단일 인명 피해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최악의 피해가 발생한 이태원 압사 사고에 대한 최초 보고를 받았다. 대통령실은 11시 36분께 윤 대통령이 “행정안전부 장관을 중심으로 모든 관계 부처 및 기관에서는 피해 시민들에 대한 신속한 구급 및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사망 인원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 16분 “보건복지부는 응급 의료 체계를 신속하게 가동해 응급의료팀(DMAT) 파견, 인근 병원의 응급 병상 확보 등을 속히 실시하기를 바란다”며 “모든 관계 부처 및 기관은 피해 국민에 대한 신속한 구급·치료를 실시하기를 바란다”고 2차 긴급 지시를 내렸다. 윤 대통령은 곧이어 용산 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김 수석은 오전 1시 23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지금 최우선 사안은 환자 후송 및 구호이며 피해 국민의 신속한 의료기관 이송 및 치료”라며 “앰뷸런스 이동로를 확보하고 이를 위한 교통 통제 등 필요한 조치를 바로 이행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현장은 몰려든 인파로 구급대가 접근을 하지 못해 구조가 지연되자 윤 대통령이 현장 통제를 하라고 명령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어 △오전 1시 28분 윤 대통령이 “환자 이송 및 치료 목적 이외의 일체 차량과 인원을 철저하게 통제하라” △오전 1시 56분에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응급 구조 활동요원이나 통제관을 제외한 인원은 사고 현장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도록 지시했다”는 사실도 공지했다.


오전 2시 44분에는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했다.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한 국무총리, 이 장관에게 이 시각까지 연락이 되지 않아 애태우고 있을 가족들을 위해서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신속한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대통령실은 이어 “피해 상황이 종합되는 대로 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30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검은 리본을 가슴에 달고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관계 부처 장관들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총리도 윤 대통령의 담화 이후 “오늘부터 11월 5일 24시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해 사망자에 대한 조의를 표하기로 했으며 서울 시내에 합동 분향소도 설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사망자 유족과 부상자에 대한 치유지원금 등 대책도 밝혔다. 한 총리는 전날도 이태원 사고 수습을 포함해 충북 괴산 지진 대응, 경북 봉화 광산 갱도 사고 등 세 차례 긴급 지시를 내리며 안전과 관련해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대통령실에서는 미숙한 대응으로 전 국민의 공분을 산 세월호 참사 대응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고가 보고된 오전 10시께 최초 지시를 하고 7시간이 지난 뒤 중대본을 방문했고 사고 34일이 지나서야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민 앞에 사과했다. 김 수석은 “대통령은 어제 사고가 발생한 후부터 지금까지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고, 그리고 지시를 내리고 계시다”라며 “저희가 해야 할 일은 24시간 대응 체제로 계속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