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에 이어 여당 내부에서도 31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이태원 핼러윈 사태 대응과 관련이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이 장관은 전일 “예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었다”며 “경찰·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해 ‘면피성 발언’이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이날 이 장관의 발언이 부주의했다는 취지의 비판을 잇따라 내놨다. 이들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동참하는 모습이 아닌 형태의 그런 언행은 조심했어야 한다”(김기현 의원), “너무도 슬프고 참담한 심정인데 해당 장관의 발언 한마디가 이런 논란을 빚게 하는 것은 유감스럽다는 생각이다. 설득력 있는 표현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언행, 특히 말을 조심해야 한다”(조경태 의원)이라고 질책했다.
이태원 사태로 여야가 숨 죽이고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는 가운데 이 장관의 발언이 여론의 반감을 키울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여당의 한 초선 의원은 “대통령께서 정부와 여당은 무한책임을 가진다는 요지로 말씀하셨다”며 “이런 기조에 맞게 부처의 책임자로서의 멘트가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염려했다.
정부의 사전 대책 준비가 안일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의원은 “사람이 10만 명 모인다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사전에 교통 대책(을 마련하고), 안전을 위해 통행을 제한하거나 현장에서 사람이 밀집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웠어야 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소홀했던 것”이라고 질책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핼러윈 행사인 만큼 거대 인파에 대비한 안전 대책을 마련해두었어야 한다고 비판한 것이다.
김종혁 비대위원도 “국민이 들으시기에 적절한 발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인파가 이런 정도로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면 좀 더 세심한 배려와 준비를 했어야 된다는 생각하지만 역시 사후약방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나중에 규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광장 합동분양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 장관의 발언과 관련한 질문에 “지금은 추궁의 시간이라기보다 추모의 시간”이라고 말을 아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 장관을 겨냥한 쓴소리를 내놓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당국은 ‘나는 책임이 없다’ ‘할 만큼 했다’ 이런 태도를 보여서 국민들을 분노하게 할 것이 아니라, ‘오로지 국민만을 위하고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이다 ’라는 (낮은) 자세로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는 데 집중해야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TBS) 방송에서 “잘 모르면 입을 닫고 있어야지 왜 자꾸 이렇게 변명하다가 국민들 화를 북돋우시는지 모르겠다”며 “이 장관의 발언은 아주 부적절했다”고 강력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