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112040)가 자사 암호화폐 위믹스 ‘투자유의종목’ 지정 사흘 만에 입장문을 내놨지만 위믹스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비교적 늦게 해명을 내놨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가상자산 공시 사이트 ‘쟁글’에 따르면 위믹스 시세는 지난 30일 2000원 선에서 거래되다가 8시 15분경 해명 공지 게재 직후 1800원대로 급락했다. 이후 한때 17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오전 9시 30분 현재 1835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 반응이 차가운 가장 큰 이유로는 초과 유통량을 회수하기 위한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은 점이 꼽힌다. 사측에 따르면 위믹스가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이유는 △예상 유통량과 실제 유통량이 불일치했고 △거래 유통량에 대한 공시가 미흡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 측은 입장문을 통해 재단이 보유한 모든 물량을 커스터디 업체에 수탁하고, 기존 정기공시에 더해 사전·사후 공시 시스템을 강화해 투명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이미 초과 유통된 물량을 회수할 수 있는 직접적인 조치가 아니라는 점에서 반쪽짜리 해결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수 투자자들은 초과 물량을 사들이는 ‘바이백’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번 입장문에 이같은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초 대량 매도 사태 때도 위메이드 측은 공시 규정 미비를 탓하며 사후 정기 공시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모습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유동화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사실상 어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메이드 측은 올해 초 논란 이후 올해 1월부터 유동화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신 직접투자, 담보대출, 블록딜 등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이나, 이 또한 결론적으로는 유동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말장난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일례로 사측은 3580만 개 위믹스를 클레이튼 기반 디파이 서비스 코코아 파이낸스에 담보물로 맡겼는데, 해당 서비스의 청산 한계 부채담보비율(LTV)은 60%다. 사측은 “청산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중”이라고 밝혔으나 기준 LTV 초과 시 자동으로 시장에 위믹스가 풀릴 우려가 존재한다. 블록딜에 대해서도 최화인 금융감독원 블록체인발전포럼 자문위원은 “락업 기간 등 세부 사항에 대한 공시가 없으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언제 물량이 갑자기 풀릴지 모르는 만큼 유동화와 사실상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투자유의종목 해제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진 속단하기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 7월 유통량 문제로 코인원에서 유의종목 지정됐던 ‘트리클’ 코인이 커스터디 업체 수탁 후 유의해제됐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위메이드 측은 “조속한 유의종목 해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