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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몇 시간 전 같은 장소, 같은 상황이었음에도 골목길 통행 방향을 통제해 사고를 방지한 여성의 모습이 화제다. 참사 당시에 통행 안내가 있었다면 사고 규모를 줄일 수 있었음을 보여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30일 사고 당일 이태원을 찾았던 한 시민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한 여성분 덕분에 집 갔어요. 감사해요"라는 글과 함께 현장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사고 발생 전 같은 현장 오르막길 윗부분에서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수많은 인파가 좁은 길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는 모습은 참사 당시와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골목길에 낀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던 때, 갑자기 해밀턴호텔 측면 계단 쪽에 서있던 한 여성의 우렁찬 목소리가 골목을 울려 퍼졌다.
여성은 사람들 머리 위로 손을 뻗어 흔들며 "앞으로 전달해 주세요! 여기 뒤에 꽉 막혀있으니까 못 올라온다고! 올라오실 분 잠시 대기해 주시고, 내려가실 분 이동해요. 앞으로 전달해 주세요"라고 여러 번 강조하며 소리쳤다.
여성의 큰 목소리에 떠들썩한 골목은 잠시 조용해졌고, 여성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람들은 "내려가! 내려가!"를 함께 외쳤다.
그러자 올라오려던 사람들이 발걸음을 돌리며 막혀있던 사람들이 아래쪽으로 빠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오오오 내려가지는데?", "와 진짜 내려가진다"라며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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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다시 한번 "올라오실 분 올라오시지 말고 기다리세요. 내려가는 거 먼저예요!"라며 큰 목소리로 침착하게 골목의 일방통행을 통제했다.
이 영상은 화제를 모으며 5만개에 가까운 '좋아요'와 1100여 개의 댓글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꽉 찬 골목에 침착한 통솔로 큰 사고를 미리 예방한 시민. 의인입니다", "아기도 보이는데 정말 다행이다", "벽 쪽에서 완장 잡아주신 여성분 없었으면 진짜 큰일 날 뻔", "사람들이 이렇게만 했어도 불상사가 없었을 텐데. 안타깝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한편 지난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사고로 최소 154명이 사망했다. 인명피해 사고로는 2014년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큰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