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이태원 사고 尹대통령 사과 건의’ 질문에 "이상민 장관이 했다”

외신 기자 긴급 기자회견…140분 질문에 진땀
"주체가 없는 자발적 행사에 제도적 개선 필요"
"경찰 수사에 의해 책임질 사람 당연히 책임"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관련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총리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서울 이태원 압사 사고와 관련해 1일 외신 기자들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진땀을 흘렸다. 외신들은 책임소재와 안전사고가 빈번한 이유, 세월호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은 안전 예방 문제를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건의할 생각은 없는지 등 송곳질문을 2시간 20분 동안 이어갔다.


한 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들과 만나 사고원인을 묻는 말에 "중요한 요인은 결국 '군중 관리'"라며 "충분한 제도적 뒷받침과 여기에 대한 체계적인 노력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자가 “총리로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식 사과를 건의할 생각은 없나”라고 질문하자 "오늘 오후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중앙정부의 안전 정책 주무 부서인 이상민 장관이 사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하며 책임소재를 분명히 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에 대한 지적에는 "이상민 장관이 말한 내용이 '경찰을 아무리 집어넣어도 소용없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 안전을 최종적으로 책임지고 무한대로 책임지는 것이 우리 정부다. 하나의 이유가 모든 것을 합리화하고 책임을 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태원에 예년과 유사한 규모의 인파가 몰렸다”며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해 ‘면피성 발언’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한 총리는 "군중 관리 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조금 한계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라며 "주최가 없는 자발적인 행사는 분명히 제도적인 개선을 해야 할 점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관련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총리실

미국 NBC 기자가 "한국 정부 책임의 시작과 끝은 어디라고 보는가"라고 지적하자 한 총리는 "경찰 수사에 의해서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건 정부의 무한 책임이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기자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있는 청년들이 또다시 이런 시국을 감당하면서 어려움을 직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한 총리는 "모든 사람이 그렇게 의기소침 해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많은 젊은이가 아직 자신감을 가지고 있고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본다"며 "대부분의 사례를 보면 한국은 여전히 대응을 잘하는 면모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또 '누군가 의도적으로 밀었다고 하는데 확인했느냐'는 질문에는 "큰 길 두 개를 연결하는 조그만 골목길이 세 가지가 있었는데 왜 그 중간에서는 참사가 일어나고, 양쪽에 있는 유사한 좁은 골목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는지, '상식적 비전문가'가 가지는 궁금증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나 절차에 기반을 둔 판단이 아닌 다른 판단을 하기에는, 지금은 그러고 싶은 생각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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