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앞두고 美中 외교장관 통화… 정상회담 무르익나

블링컨-왕이, 習 3기 출범 후 첫 통화
美 국무부 “미중 관계 관리 필요성 논의”
왕 부장 “중국 억제 탄압 행보 중단해야”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중 외교 사령탑이 전화 통화로 양국 관계 개선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안을 논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측은 때로 거친 발언으로 대미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미 국무부와 중국 외교부 발표를 종합하면 31일(현지 시간)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약 70분 간 전화 통화를 했다. 왕 부장은 "중·미 관계를 안정적인 발전 궤도로 되돌리는 것이 공동의 이익은 물론 국제 사회의 보편적 기대에도 부합한다"면서 “미국은 중국을 억제하고 탄압하는 노력을 중단하고 양국 관계에 새로운 장애물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와 투자 제한 조치가 자유무역 규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시정을 요구하고 “미국 측은 이념적 편견이 눈을 흐리게 하거나 주관적인 추측을 위해 색안경을 끼지 말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원론적 수준의 답변으로 대응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왕 부장의 대중국 포위 및 억압 발언에 대한 블링컨 장관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블링컨 장관은 5월 대중국 전략 발표시 우리는 중국을 억제하는 것을 추구하지 않으며 우리의 목표는 중국을 저지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 정책이 중국에 반대한다는 생각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중국과 많은 분야에서 심대한 차이가 있고 양국 관계의 핵심에 경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는 블링컨 장관이 "세계는 미·중 협력을 기대한다"며 "미국 측은 앞으로 대해 중국 측 소통을 유지하면서 양국 관계의 기반을 논의하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번 통화는 미중 정상이 15~16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통해 첫 대면 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성사돼 관심을 모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