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자원 개발부터 재활용까지 민·관이 협력하는 ‘배터리 얼라이언스’가 출범한다. 전체 배터리 생태계의 경쟁력을 강화해 2030년까지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 4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일 ‘제3차 산업전략 원탁회의’를 열고 이차전지 산업 혁신전략을 공개했다. 민·관이 함께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확보하는 한편 대한민국을 배터리 첨단기술 혁신과 연구개발(R&D) 중심지로 조성해 2030년 배터리 시장 점유율 40%를 달성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특히 민·관이 함께 배터리 핵심광물을 확보하는 ‘배터리 얼라이언스’를 출범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에 대응하기로 했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호주·캐나다·칠레 등에서 핵심광물 확보를 위한 투자를 추진했으나 IRA로 개별 기업 단위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배터리 기업은 광물 자원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고 앞으로는 원광 확보 외에도 정·제련 프로젝트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배터리 얼라이언스는 핵심 광물 확보 관련 민관 역량을 총결집하는 ‘원팀’으로 기능하게 된다. 여기에는 삼성SDI·SK온·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기업, 포스코케미칼·포스코엔켐 등 소재 기업, 고려아연·성일하이텍 등 광물 기업과 함께 광해광업공단·무역보험공사 등 전문성을 가진 공공기관도 함께 참여한다.
얼라이언스에서 핵심 광물 지도를 작성하면 광해광업공단 등은 경제성·전략성·리스크 등을 고려한 프로젝트를 1차 선별해 업계와 공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확보된 광물에 대해 정·제련이 필요한 경우 배터리 얼라이언스의 제련 기업들이 광물 정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광물 확보, 정·제련 프로젝트에는 정책금융기관인 무역보험공사·수출입은행이 5년간 3조 원 규모의 대출 및 보증을 지원한다.
정부는 배터리 얼라이언스 논의 내용과 업계 수요를 종합 검토해 ‘핵심 광물 확보 방안’을 연내 마련하기로 했다. 얼라이언스가 지속 가능한 배터리 순환체계 구축을 위해 사용후배터리 회수·유통·활용 등 통합관리체계 초안을 내년 상반기에 마련하면 정부는 이를 법제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배터리 핵심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총 20조 5000억 원을 투입한다. 특히 차세대 기술인 차량용 전고체 전지도 2026년 상용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업계 최초 4680배터리 공장을,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짓고 있다. SK온은 니켈 함량 94% 수준의 하이니켈 배터리를 2024년까지 개발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현재 25.8% 수준인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40%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극재·음극재 등 소재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글로벌 점유율은 높지 않은 편”이라며 “(생태계 전체가) 같이 성장해서 우리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주요국의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으로 업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지금 위기는 오히려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민·관 공동의 전략적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므로 배터리 얼라이언스 원팀으로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배터리 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그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