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간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정이 시작된 가운데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이 0.89%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41%, 0.24% 떨어졌는데요.
하락의 원인은 9월 구인 건수였습니다. 9월 구인 건수가 깜짝 증가하면서 노동시장의 강세가 재차 확인됐기 때문인데요. 12월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에 부풀어있던 투자자들도 화들짝 놀랐고 오전 일찍 하락세를 탔던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 역시 다시 4%를 돌파했죠.
종목별로는 손실 확대에도 매출이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 넘은 우버가 11.97% 올랐고, 화이자 역시 3.14% 상승했습니다. 테슬라는 내년 말부터 사이버 트럭을 대량 생산한다는 소식에도 0.12%만 올랐는데요. 상황을 더 보긴 해야 하지만 영란은행(BOE)이 7억5000만 파운드 규모의 국채매각을 했는데 시장이 큰 문제 없이 소화했습니다.
월가의 관심은 결국 2일에 있을 FOMC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어떤 말을 하느냐에 쏠려있는데요. 오늘은 시장을 흔든 구인·이직보고서(JOLTS)와 FOMC 및 증시 전망을 집중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JOLTS부터 보죠. 이날 나온 9월 구인건수가 1071만7000건으로 8월(1028만 건)보다 43만7000건이나 증가했습니다. 떨어지던 게 오르는 모양새죠.
특히 9월 수치는 예상을 크게 웃돌았는데요. 팩트셋의 9월 추정치가 985만이었고 블룸버그 집계치가 980만이었습니다. 세자릿수로 내려가는 것을 점쳤는데 되레 전달보다도 수치가 증가한, 강한 고용시장을 보여준 셈인데요. 당초 8월도 1005만3000건으로 봤었는데 이것도 1028만 건으로 수정됐죠. 닉 벙커 인디드 하이어링 랩의 이코노믹 리서치 헤드는 “8월의 (전달 대비) 구인 감소 충격 이후 9월의 JOLTS 데이터는 노동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기존의 친숙한 얘기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는데요.
전체적으로 민간 구인이 8월 924만 건에서 9월 966만800건으로 4.6%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제조업은 84만6000건에서 80만6000건으로 감소했지만 레저와 접객은 139만7000건에서 163만1000건으로 16.7% 급등했죠. 제조업이 경기 영향을 받고 있지만 서비스업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9월 채용인원도 633만4000명에서 608만2000명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자진 퇴사율은 2.7%로 제자리 걸음을 했죠. 블룸버그통신은 “기업들이 빈자리를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는데요.
JOLTS 보고서는 시장에 영향을 줬습니다. 이날 오전8시29분만 해도 금리인상 속도조절 생각에 10년 물 국채금리가 3.929%까지 떨어졌는데요. 오전10시, JOLTS 자료가 나온 뒤 4%를 넘어서더니 4.07% 선까지 치고 올라갔습니다. ‘강한 노동시장→추가 긴축 불가피→12월 속도조절 가능성 약해짐→국채금리 상승’의 흐름을 보였다고 이해하면 쉬울 텐데요. 정책금리 변화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금리도 오전에 4.40%까지 하락했다가 한때 4.54%로 뛰었죠.
금리선물 시장의 전망도 달라졌는데요.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4시22분 현재 12월 0.75%포인트(p) 인상확률이 50.3%, 0.5%p가 44.4%입니다. JOLTS 발표 직전인 오전9시57분 12월의 0.5%p 가능성이 51.5%로 0.75%p보다 더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몇 시간 새 분위기가 확확 바뀌는 겁니다.
JOLTS는 파월 의장이 직접 언급한 적 있는 지표입니다. 공식적으로 10월 고용보고서를 아직 보지 않았기에 고용에 관한 부담이 더 클 수 있는데요. 취업사이트 인더스트리에 따르면 10월에도 구인건수가 약 1000만 개라고 하죠. 내년 4.4%의 실업률을 기대하는 연준에 있어 실업자 한 명당 1.9배에 달하는 일자리는 2일에 있을 기자회견에서의 파월 의장의 답변을 까다롭게 할 수 있는데요.
실제 시장도 금리 전망에 관해서는 자신이 없어 보입니다. 연준도 힘든 건 마찬가지인데요. 엘리자 윙어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경기둔화 신호가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구인 건수가 9월에 감소하지 않았다”며 “이는 노동시장의 과도한 열기를 빼내려는 연준의 임무를 복잡하게 만든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은 연준이 계속 강공 모드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데요. 그는 이날도 “연준의 긴축이 끝나는 지점이 가까워졌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11월에 0.75%p를 한 뒤 12월에는 0.5%p와 0.75%p가 모두 테이블 위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에만 집중하고 있으며 앞으로 나올 몇 차례의 물가와 고용 보고서가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
퍼거슨 전 부의장은 “인플레가 어느 정도 식었지만 2% 타깃으로 가는 명확한 증거가 되기에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며 “연준은 시장의 기대보다 더 오래 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는데요. 11월(0.75%p)과 12월(0.5%p 또는 0.75%p)을 거쳐 내년 2월과 3월에 각각 0.25%p씩을 더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입니다.
연준 얘기가 나온 만큼 FOMC에 관한 전망을 더 알아보죠. 미 경제 방송 CNBC가 FOMC 결과 발표 하루 전에 발표하는 ‘페드 서베이(Fed Survey)’를 보면 11월 금리인상 전망은 0.75%p고 12월에는 0.5%p로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했다는데요.
이번 조사는 35명의 이코노미스트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시간 관계상 JOLTS가 반영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정점 시기를 내년 3월로 꼽았는데요. 수준은 대략 4.8%입니다.
금리가 정점에 이르더라도 이를 10달 동안 유지할 것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죠. 즉, 금리인상 속도가 떨어지더라도 이것만으로 즐거워하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픽텟 웰스 매니지먼트의 토마스 코스테르그는 “연준의 피벗(Pivot·정책전환)에 너무 흥분하지 말자. 우리는 아직 결승선(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는 여전히 높고 CPI는 끈적끈적한 것 같다”고 전했는데요.
진정한 피벗이라고 부를 수 있는 금리인하 조건에 대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5달 동안 2.6% 아래 △실업률 5.3% △국내총생산(GDP) -2.2% 등의 조건을 들었는데요. 경기침체 관련해서는 불가피하다는 게 ‘컨센서스(Consensus·합의)’였다고 합니다. CNBC의 정책전문 기자인 스티브 리스만은 “금리인하 기준이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어제와 달리 이날 월가에서는 비관적 분석이 적지 않았죠.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는 "연준의 피벗 기대는 섣부르다”며 수요일(2일) 연준이 강경할 수 있다고 봤는데요.
조이스 창 JP모건 글로벌 리서치 총괄은 “나는 시장이 중앙은행의 매파적 성향이 정점을 지났다는 데 너무 많은 기대를 하는 것 같다”며 “연준의 속도는 느려지겠지만 더 많은 긴축이 오고 있으며 이는 2023년에도 지속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일찍 끝낸다고 생각하는 건 실수라고 본다”고도 했는데요.
하지만 속도조절 예상이 만만치 않은데요. JOLTS에 분위기가 꺾이긴 했지만 0.75%p를 계속할 수는 없으며 경기침체 리스크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티파니 윌딩 핌코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언제까지 0.75%p를 계속할 수는 없지 않느냐. 어느 시점에는 내려와야 할 건데 그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야 할 것”이라고 걱정했는데요.
마이클 가펜 뱅크오브어메리카(Bofa)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이 속도조절을 논의했으나 확정되지는 않았다”는 식으로 말할 수 있으며 이 경우 12월에 0.5%p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는 “11월 FOMC는 11월이 아니라 사실상 12월에 관한 회의”라며 “연준이 내년 봄까지 최종금리인 5%까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며 (11월 FOMC에서) 12월부터 시작되는 금리인상 속도 조절의 문을 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는데요.
JOLTS만 해도 의미가 있지만 통화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12월 FOMC까지 시간이 꽤 남았고 그 사이, 더 중요한 2번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고용보고서를 봐야 한다는 점도 있는데요. 우선은 4일에 나올 10월 고용보고서가 더 중요합니다. 연준 선임 고문 출신의 엘렌 미드 듀크대 교수는 “연준은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며 “0.5%p는 빠르며 0.75%p는 정말로 빠른 속도라는 점을 명심하자”라고 했는데요.
정리하면, △이날 오전만 해도 12월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가 컸다가 △JOLTS 보고서에 분위기가 꺾였지만 △아직 기대감이 상당하고 파월이 힌트를 줄 수도 있음 △어떤 결과든 당분간 긴축은 지속 등이겠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는 수요일(2일)에 파월 의장이 다음 FOMC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지 아닌지에 관해 어떤 말을 할지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고 전했죠.
만약 연준이 11월 FOMC에서 인상속도 조절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주지 않더라도 최종적으로 12월에 0.5%p를 할지, 0.75%p를 할지는 별개로 봐야하는데요. 그 전까지 나올 데이터가 있고 연준이 속도조절을 원하더라도 그 힌트를 주는 시점을 뒤로 미룰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RBC 캐피털 마켓의 톰 포르첼리는 “파월이 정말로 인상폭을 낮추기를 윈한다면 어느 정도 매파적 요소를 유지해야만 한다”며 증시의 과잉반응을 사전에 차단해둬야 한다는 식으로 말했죠. 이렇게 되면 수읽기가 복잡해질 수는 있습니다.
현재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에버코어ISI는 12월 0.5%p파, UBS와 크레디트스위스, 도이체뱅크, 노무라증권은 0.75%p 파인데요. 밀러 타박의 매트 메일리도 “연준이 금리 인상규모를 줄이기를 원한다고 해서 그게 표현을 과도하게 비둘기파적으로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하나 봐야 할 것은 금리인상 속도 조절이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인데요. 이미 침체 우려는 많죠. 억만장자 투자자 레온 쿠퍼맨은 “최근 증시는 시기적으로 랠리를 한 것이라고 보며 나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시각을 갖고 있다”며 “연준의 긴축과 양적긴축(QT), 강달러, 고유가는 내년 하반기에 경기침체를 불러올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는 침체가 오면 증시는 최고점에서 약 35% 떨어지기 때문에 S&P500이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이날 나온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10월 미국 제조업 지수가 50.2로 약 2년 만에 최저치인데요. 월가 전망(50.0)보다는 높았지만 수축으로 가는 기점(50)이 멀지 않습니다. 시마 샤 프린시플 자산운용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약세장이 바닥을 쳤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했죠.
3개월과 10년 물의 국채금리 역전 현상도 지속하고 있는데요. 이날 오후3시14분 현재 3개월 물이 4.116%, 10년이 4.063% 수준입니다. 티파니 윌딩 핌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침체 가능성을 보고 있으며) 연준이 인플레 때문에 공격적 대응이 어려워 재정정책으로만 대응해야 해 침체가 길어질 수 있다”고 했지요.
계속 나오는 얘기지만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기업들의 이익이 의미있게 둔화하기 전까지 약세장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죠. 바클레이스는 “위험자산이 너무 빨리 회복했다. 전략적으로 2주 정도 후에 다시 숏(매도)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강달러에 관한 우려도 여전합니다. 이날 달러인덱스는 한때 111.7 정도까지 상승했는데요. 아문디의 채권 및 환율 전략 디렉터 파레쉬 우파드히야야는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베팅은 올해 계속 위험했다”며 “우리는 올해 이런 상황을 세번 봤는데 그때마다 실망했다”고 했습니다.
모두가 우울한 전망을 내놓는 것은 아닙니다. BofA는 자체 지표를 근거로 해당 수치가 2017년 초 이후 가장 낮으며 지표가 이 정도였거나 더 낮은 경우 1년 뒤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94%라고 했는데요. 앞으로 증시가 오를 수 있다는 뜻이죠.
역사적으로 보면, 1983년 이후 11월 증시가 플러스를 기록한 게 69%로 평균 상승률이 0.82%라고 합니다. 최근 10년 사이에서는 9번이 플러스였다는데요.
하지만 불확실성이 너무 큰 듯합니다. 연준이 인상속도 조절을 원하다고 해도 이는 일단 기본적으로 더 높은 최종금리가 더 오래 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속도 조절에 대한 힌트를 내일 준다고 해도 그것이 안도랠리를 넘어 지속가능한 랠리로 이어질지는 또다른 문제이지요.
블룸버그통신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 장악을 실패 시, 그 이유로 꼽은 5가지 가운데 첫번째가 인플레이션입니다. 그만큼 선거 이후에도 고물가는 민주당 정부를 괴롭힐 것이고 연준은 이에 대응해야 할 겁니다. 게다가 지금은 지난 섬머랠리 때보다 침체 그림자가 더 가깝게 다가온 상황인데요.
씨티는 “연말 랠리를 기대하지 마라”고 했습니다. 파월이 어떤 얘기를 어떤 톤으로 할지, 그것이 핵심일텐데요. 최소한 지금 시점에서 금리인하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 꼭 구분해서 알아둬야 하겠습니다. 11월 FOMC에 관한 깊이 있는 분석도 ‘3분 월스트리트’와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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