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일 경찰의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여론동향 관련 내부문건 작성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경찰의 녹취록 공개 이후 경질론에 선 그어왔던 여당 내부에서도 책임론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112 신고 녹취록을 보면 조금도 변명할 여지가 없다”며 “윤희근 경찰청장을 즉시 경질해야 한다”고 밝혔다. 29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4시간 전 압사사고를 우려하는 신고 전화가 빗발쳤지만 경찰이 제대로 된 초동 대처를 하지 못한 것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이태원 참사 발생 이틀 뒤인 31일 경찰청이 사고 수습이 아니라 시민단체 동향, 언론 기사 추이를 수집 및 분석한 내부 문건을 작성했다는 점도 질타했다. 그는 “더 충격적인 사실은 ‘정책 참고자료’로 위장된 정치 문건을 만든 사실”이라며 “보도를 보면 일부 시민단체가 내부 회의를 통해 대응계획을 논의중이라는 사실까지 적었다. 사실상 사찰로 볼 수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윤 청장을) 즉시 경질하지 않으면 공직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자신들이 맡은 본연의 임무보다 정치적 대응을 먼저 생각하게 할 수 있다. 국가의 불행”이라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사고 수습 후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여당은 그간 ‘선 수습 후 대책’ 기조를 강조하며 경질론에 선을 그어왔지만 경찰의 부실 대처가 확인되면서 ‘이상민·윤희근 책임론’이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모두발언에서 “왜 충분한 현장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는지 그 원인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그리고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국가 애도)기간이 지나면 철저한 원인 규명과 그에 상응하는 책임 추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