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녀’와 ‘돈의 맛’ 등으로 잇따라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됐던 임상수(사진) 감독이 김정남 암살 사건을 소재로 한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임 감독은 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퓌블리시스극장에서 열리고 있는 제17회 파리한국영화제 ‘마스터 클래스’에서 “김정남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에 미국 사람들을 만나러 왔다가 변을 당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김정남을 만나러 온 미국 스파이들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김정남은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맹독 화학물질인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고 사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이다.
임 감독은 미국이나 프랑스 제작사와 손잡고 이 영화를 만들 계획이다. 그는 “영화의 70%는 영어, 15%는 한국어와 중국어·말레이시아어인 인터내셔널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감독은 그동안 박정희 대통령 암살 사건을 다룬 ‘그때 그 사람들’을 비롯해 재벌가의 민낯을 그린 ‘하녀’와 ‘돈의 맛’ 등 문제작을 연출해왔다. 그는 ‘한국 밖’으로 시선을 돌린 것과 관련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 대해 더 이야기하고 싶은 욕망이 없다”면서 “한국 사회를 넘어서서 지정학적 진실 또는 그 상황을 살피는 영화를 찍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임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는 파리한국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임 감독의 다른 작품인 ‘하녀’ ‘바람난 가족’ ‘오래된 정원’ 등도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