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팹리스 1위 LX세미콘 ‘장학금 1억’에도…인재 모시기 쉽잖네

■시스템반도체 인력난 심화
국내에 석·박사 출신 희귀한데
그나마도 삼성·하이닉스 선호
“수도권大 정원 규제 등 완화를”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 국내 1위 업체인 LX세미콘(108320)이 ‘1억 원 장학금’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고 인재 모집에 나섰다. 문제는 이런 혜택에도 필요한 수준의 인재를 모으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위해 인재 확보를 위한 과감한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은 지난달 서울대·한국과학기술원(KAIST)·연세대·고려대·서강대 등 국내 주요 대학 석·박사 과정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반기 산학장학생 접수를 받았다.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등록금 전액 지급은 물론 2년간 1억 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삼성전자(005930) 등 주요 기업들이 연 1000만 원대의 장학금을 주는 것과 비교해 파격적인 수준이다. 1년에 1000만 원을 넘는 대학원 학비를 감안하면 학업에 매진하는 것만으로 회사 신입 사원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셈이다.


LX세미콘은 올해부터 이 같은 산학 장학생 제도를 도입했다. 과감한 장학 혜택을 제공하는 대신 졸업 이후 LX세미콘에 입사해 혜택을 받은 동안의 세 배에 해당하는 기간을 의무 근무하도록 했다. 반도체 설계를 담당할 우수한 석·박사 인력을 모시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낸 전략이다.


문제는 이런 조건을 내걸어도 우수한 인재를 모으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주요 대학 반도체 관련 석·박사 인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졸업생들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000660) 또는 글로벌 반도체 회사 등을 더 선호하고 있어서다. 최대 6년 동안 의무 근무를 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LX세미콘 관계자는 “과감한 조건을 내걸었지만 필요한 만큼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내 반도체 석·박사 인력 자체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시스템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LX세미콘은 글로벌 팹리스 시장에서 13위를 기록한 중견 반도체 업체다. 국내 팹리스 업체 중에서는 부동의 1위다. 업계에서는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 완화 등 적극적인 정책으로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를 허리부터 다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팹리스 1위 업체마저 필요한 연구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감한 규제 완화와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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