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10월 29일 용산 일대에만 9개 기동대가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용산을 포함한 서울 도심에 운용 가능한 부대는 81개 부대였는데 한 부대도 이태원 사고 이전에 지원을 나가지 않은 셈이다.
3일 서울경제가 확보한 10월 29일 서울청 경력 운용 계획에 따르면 29일에 용산에는 55기동대를 포함해 경기남부청 소속 3개 부대 등 총 9개 부대가 배치됐다. 통상 3개 제대가 한 개 기동대를 이루는데 총 27개 제대가 투입된 셈이다.
가용 병력이 충분했지만 1개 제대 규모의 20명을 투입해 달라는 이태원 현장의 요구는 묵살됐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용산경찰서가 참사 전 서울경찰청에 공식 문서로 기동대 배치를 요청한 사실은 없다”며 “용산경찰서는 서울청에 구두로 기동대 배치를 요청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부분은 확인이 되지 않고 있고 현재 감찰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용산서장이 경력이 필요하다고 요청하지 않았거나 경력 배치를 안 한 것이지, 집회 대비 때문에 경력이 부족해 이태원에 기동대가 배치되지 못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태원 파출소에서 근무했던 한 경찰관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참사 4일 전 이태원파출소장이 서울경찰청 등 상부에 기동대 배치를 요청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제가 입수한 용산경찰서의 이태원 핼러윈 치안 대책 보고서에는 기동대 1개 제대(약 20명)를 4개소에 2명씩 배치해 교통혼잡 유발행위 예방 등 질서유지를 하겠다고 명시된 바 있다. 치안 계획처럼 20여 명의 기동대가 투입만 됐더라면 참사는 없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