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공개 사과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 영가 추모 위령 법회' 추도사에서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실은 앞서 1일 윤 대통령이 희생자의 빈소를 비공개로 찾아 “국가가 제대로 지켜드리지 못해 대통령으로서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공개석상에서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에 대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추도사에서 "그 어떤 말로도 그 슬픔을 대신할 수 없다"며 "슬픔과 아픔이 깊은 만큼 책임 있게 사고를 수습해야 하며, 무엇보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큰 책임이 저와 정부에 있음을 잘 안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족과 치료 중인 분들을 더욱 세심히 살피고 끝까지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슬픔과 아픔을 함께 어루만지는 대덕 스님과 불자·국민께 감사드린다"며 "저와 정부는 다시는 이런 비극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추모 법회에는 김건희 여사를 비롯해 김대기 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조계종단에서는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 중앙종회의장인 정문 스님, 호계원장인 보광 스님, 포교원장인 범해 스님 등을 비롯해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기관 교역직, 구본사주지협의회장 덕문 스님, 주요 사찰 주지 및 신도 임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추도사에서 "우리 기성세대들은 사회적 참사가 있을 때마다 재발 방지를 되뇌었지만 그 약속을 또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지킬 수 있었던 생명들이기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서울광장 합동 분향소를 찾아 닷새 연속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조문했다. 전날까지 사흘 연속 윤 대통령과 동행했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조문하지 않았다. 대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및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애도기간이 끝나는 5일 이후에도 조문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