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5일 실시했다고 주장하는 군사작전 내용에는 다양한 기능의 탄두 기술 개발을 시사한 대목이 담겨 그 목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7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보도문에서 “2일 평안북도 지역 미사일 부대들로 적들의 공군기지 타격을 모의해 서해갑문 앞 무인도를 목표로 산포탄전투부와 지하침투전투부를 장착한 전술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작전 2일 차(이달 3일) 국방과학원의 요구에 따라 적의 작전 지휘 체계를 마비시키는 특수기능전투부의 동작 믿음성 검증을 위한 중요한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하도록 하였다”고 밝혔다.
여기에서 ‘전투부’라는 표현은 미사일의 탄두를 뜻한다는 게 우리 군의 설명이다. 또한 ‘산포탄’이란 하나의 탄두 속에 여러 개의 소형 폭탄(자탄)이 들어 있는 집속탄(클러스터탄)을 뜻하는 말로 풀이된다. ‘지하침투’는 벙커버스터처럼 지하 및 벙커 등을 관통하는 기능을 뜻하며, 작전 지휘체계 마비 특수기능은 전자기파(EMP) 공격을 의미한다고 군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따라서 총참모부는 북한판 벙커버스터 미사일이나 클러스터탄두 미사일, EMP탄두 미사일을 개발했음을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앞서 지난 2016년에도 ‘산포탄’, ‘지하침투탄’이라는 명칭을 쓴 적이 있다. 당시에는 전투부라는 명칭이 없어 단순히 300mm구경의 방사포 로켓에 그친 것으로 평가 됐다. 이후 6년여만에 북한이 이들 기술을 탄도미사일에 접목한 것은 핵미사일 뿐 아니라 재래식 미사일 기술에서도 한미연합군에 대한 열세를 만회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벙커버스터는 높은 고도에서 고중량의 탄두를 떨어뜨려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로 암반이나 콘크리트 방어벽 등을 뚫고 적의 지하시설을 파괴하는 무기다. 따라서 탄두에 고폭탄 대신 중금속 등을 채워넣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북한이 이번에 언급한 ‘지하침투탄’의 탄종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아직 명확치 않다. 일각에서는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불리는 KN 23을 기반으로 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N 23은 최대 2.5톤의 고폭탄 탄두를 탑재할 수 있으므로 고폭탄 대신 중금속 등을 채워넣으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KN 23은 하강시 정석적인 탄도 궤적으로 낙하하지 않고 변칙 기동을 위해 활공을 한다. 활공을 하면 하강 속도가 급감하기 때문에 벙커버스터로서의 위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산포탄전투부의 탄종에 대해선 윤곽이 드러났다. 북한은 산포탄전투부를 북한판 에이태큼스(KN 24)로 추정되는 ‘전술탄도미사일’, KN 25로 불리는 ‘초대형 방사포’에 장착해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번 발표에서 ‘서해갑문 앞 무인도’를 새로운 탄도미사일 목표 지점으로 언급한 점도 눈길을 끈다. 북한은 서해갑문 앞 무인도를 목표로 한 이유에 대해 “적들의 공군기지 타격을 모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사시 우리 공군의 청주 기지 등을 위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