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8일 장중 2400 선을 회복했다. 9월 15일 이후 처음이다. 달러화 강세가 주춤하며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로 하락하자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에 나선 것이 배경이다. 특히 외국인은 최근 6주간 국내 증시 매수 몰이에 나서 총 5조 원 넘게 순매수했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이어져온 랠리는 이번주 10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단기적인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2399.04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27.25포인트(1.15%) 상승하며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장중 한때 2400.39포인트를 기록해 55일 만에 2400 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반등 랠리는 9월 이후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 역시 전날보다 12.85포인트(1.83%) 오른 713.33에 마감했다.
증시 상승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가 있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2781억 원을, 기관은 4403억 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이달에만 1조6202억 원을 사들였다. 특히 외국인은 9월 29일부터 이날까지 5조 30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9월 말부터 시작된 ‘바이 코리아(한국 주식 매수)’ 기간에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순매도한 날은 지난달 20일과 28일 이틀뿐이다.
강달러가 주춤한 사이 원·달러 환율이 3거래일 연속 속락하자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강해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6원 30전 내린 1384원 90전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9월 13일(1373원 60전) 이후 두 달 만에 최저치다. 시장에서는 미국 중간선거, 중국 정책 선회 등으로 위험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달러화 강세가 주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110 선으로 서서히 꺾이는 모습이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의회 권력을 장악할 경우 세금 감면 등을 통한 경기 부양에 나설 수 있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 중국 당국의 부인에도 제로 코로나 해제 또는 단계적 해제 가능성 역시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이날 증시에서도 외국인이 러브콜을 보낸 대형주 위주의 강세가 이어졌다. 코스피 시총 상위 10곳 중 8곳이 상승 마감했다. 반도체 주도주인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600원(2.66%) 오른 6만 1800원에 마감해 ‘6만전자’를 굳히는 모습이었다. SK하이닉스도 1200원(1.39%) 오른 8만7700원에 마감했다.
미국 중간선거가 종료된 후 국내 증시의 방향은 결국 물가가 결정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증시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10월 소비자물가 결과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한 차례 더 확대될 가능성은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의 매수세는 미국 패시브 펀드 내에서의 중국 비중 조절 때문”이라며 “중국 노출도를 줄이고 빈자리에 국내 주식을 채우는 과정이 마무리되면 외국인의 매수세는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