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위기 무시한 IMF 때와 비슷”…尹정부에 경고

“IMF 당시도 ‘위기 아니다’며 우려 무시”
“레고랜드·저축은행 사태 남의 일 아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는 민주당 국회의원 경제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1997년 10월27일에 강경식 경제부총리는 우리 경제는 기초여건이 건실하기 때문에 위기상황으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그 다음 날부터 환율이 오르기 시작해서 한 달 만에 IMF에 긴급자금 요청을 하게 됩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윤석열 정부 경제팀의 모습이 IMF 당시와 비슷하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복합경제위기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지만 ‘건전 재정’만 강조하며 위기 대응을 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는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제는 민주당’ 세미나를 열고 경제·금융 복합위기 대책을 논의했다. 위원회 간사인 홍성국 의원은 이 자리에서 “(IMF) 당시에도 국회에서 여야가 경제상황을 우려했는데 정부가 (위기를) 몰랐다”고 짚었다.


이어 “그 해에 대선이 있었으니 강 부총리는 지역을 다니면서 지역공약을 발표했다. 지금과 너무나도 비슷하다”면서 “연말에는 외환 대책을 건의하면 YS(김영삼 전 대통령)는 ‘장관들이 알아서’라고 말했다. 많이 들었던 얘기다”며 윤 대통령의 ‘경제는 대통령이 살리는 게 아니다’는 발언을 지적했다.


제2의 레고랜드 및 부산저축은행 사태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강원 (레고랜드)사태는 사전 징후가 있었는데 주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강원도의 문제는 강원도가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며 “10·29 참사와 굉장히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10월24일 (정부가) 관련 대책을 발표하고 3일 뒤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했는데 부동산 부양책만 내놓고 강원도 문제는 단 한 마디도 언급되지 않았다”면서 “(레고랜드 사태는) 남의 문제가 아닌 여러분의 문제다. 지역구의 ABCP(유동화증권) 발행 현황을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저축은행들이 ABCP에 투자를 많이 했는데 최근 지방 저축은행들의 사정이 굉장히 어렵다. 금리가 오르면서 돈이 빠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역의 저축은행들을 꼭 방문하셔서 상황을 살펴야 한다”고 의원들에게 조언했다.


대책위는 세미나에 이어 ‘중소기업·소상공인 유동성 위기대응’을 주제로 한 긴급토론회도 이어서 개최하며 위기 극복 방안을 점검했다.


발제를 맡은 임채운 서강대 교수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영악화에 시달린 중소기업 대출도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연장을 비롯해 채무조정을 포함한 연착륙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태년 위원장은 “최근 김진태 사태와 금융권 신용경색으로 대기업도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중소기업 사정은 더 나쁠 수밖에 없다”며 “유동성 위기로 민생경제가 얼어붙을 것이 자명한데 정부가 어떻게 대처하겠다는 것인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김경만 의원은 “현 정부는 내년 예산에 정책금융 출연금 예산을 올해보다 1조 4300억 원 감액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폐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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