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중 마지막으로 3분기 실적을 공개한 GS칼텍스까지 영업이익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사들은 2분기까지만 해도 고유가 여파로 사상 최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유가·정제마진 급락으로 복합 위기를 피하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9일 GS칼텍스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3분기에 매출액 16조 4388억 원, 영업이익 8177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 2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 2분기보다 매출액은 2.1%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무려 61.6%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81.1%, 영업이익은 105.5% 증가했다.
사업별로는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정유 부문에서의 영업이익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중국의 석유 제품 수출 쿼터 확대로 유가와 정제마진이 떨어지면서 이익이 줄었다. 2분기에는 정유 부문의 영업이익만 2조 76억 원에 달했지만 3분기에는 5588억 원으로 70% 넘게 감소했다. 매출은 2분기(13조 2232억 원)보다 소폭 오른 13조 4277억 원을 기록했다.
석유화학부문에서는 매출액 2조 4527억 원, 영업이익 93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매출액(2조 3177억 원)과 영업이익(220억 원)보다 개선된 수치를 보이며 추가적인 실적 악화를 막았다. 중국 전방 산업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올레핀 스프레드(원료 가격과 제품 가격 차이)가 부진했지만 현지 파라자일렌(PX) 시설의 정기 보수와 감산으로 스프레드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이익이 증가했다.
윤활유부문 매출액은 5579억 원에서 5584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1025억 원에서 1650억 원으로 늘었다. 유가 하락으로 윤활기유 스프레드가 개선되면서 전분기보다 수익성이 좋아졌다.
3분기 들어 영업이익이 급감한 정유사는 GS칼텍스뿐만이 아니다. SK이노베이션 또한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70% 가까이 줄어든 7040억원에 그쳤다. 에쓰오일의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조 7220억원에서 5117억원으로 70.3% 급락했다. 이 회사는 매출도 11조 4424억 원에서 11조 1226억 원으로 2.8% 줄었다. 현대오일뱅크의 3분기 영업이익도 7022억 원으로 한 분기만에 48.8% 줄었다.
업계에서는 4분기에는 겨울철 난방 수요 증가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 오펙(OPEC)플러스의 원유 생산량 감축, 유가 상승 효과로 3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내리 하락세를 보이던 정제 마진도 최근 들어 손익분기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이달 첫째주 배럴당 4.6달러를 기록하며 약 한달 반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악화와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증가 등 불안 요인도 여전한 만큼 4분기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만만찮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