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판'…외신도 주목한 풍산개 논란 "나라 망신"

CNN·BBC 등 주요 외신 타전
"평화의 상징, 남한 정쟁으로 번져"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받은 풍산개를 반납해 설왕설래가 오가는 가운데, 외신에서도 관련 소식을 타전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CNN은 "북한이 선물한 개가 남한에서 정치적 논쟁의 중심이 되고 있다"며 "남북한 관계에서 개들은 '평화' 등을 상징했는데, 법적·재정적 문제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개들을 포기하겠다고 발언하면서 남한 내에서 정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개는 역사적으로 남북관계를 녹이는 상징이었다"며 "2000년 김정일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풍산개 2마리를 선물했고, 당시 한국은 '평화'와 '통일'이라는 이름의 진돗개 두 마리로 화답했다”고 부연했다.


영국 BBC는 앞서 7일 "한국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선물로 보낸 개들을 포기할 계획"이라며 "개들을 돌보는 데 드는 비용을 누가 댈 것이냐를 두고 전·현 정부간 이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인 2018년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공개한 풍산개 곰이와 송강. 연합뉴스



지난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 후 문 전대통령에게 풍산개 두 마리를 선물했다. 외국 정상으로부터 받은 선물은 법적으로 대통령기록관에 속한 국가재산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반려견의 특성상 주인과의 유대가 중요하기 때문에 문 전대통령이 풍산개를 계속 키우기로 했고, 정부는 양육 비용을 지원키로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집행이 이뤄지지 않자 문 전대통령이 풍산개 양육 포기를 선언했다고 BBC는 전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해 SNS를 통해 북한에서 온 풍산개 '곰이'와 원래 데리고 있던 풍산개 '마루'가 낳은 새끼를 공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지난 7일 입장문을 통해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풍산개들은 법적으로 국가 소유이고 대통령기록물로 문 전 대통령 퇴임시 대통령기록관에 이관되었으나, 대통령기록관에 반려동물을 관리하는 인적·물적 시스템(체계)이 없고 정서적 교감이 필요한 반려동물의 특성까지 감안, 대통령기록관 및 행안부와 문 전 대통령 사이에 그 관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기록관과 행안부는 빠른 시일 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명시적 근거 규정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지만 퇴임 6개월이 되는 지금까지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며 "대통령실의 반대가 원인인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 측은 "지금까지 경과를 볼 때 대통령 실에서는 풍산개의 관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듯하다"며 "그렇다면 쿨하게 처리하면 그만"이라고 강조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SNS에 “새 대통령이 부탁하고, 관련 부처가 근거를 만들겠다고 하니 위탁을 승낙했다"며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사달의 원인은 윤 대통령의 허언이거나 정부의 못 지킨 약속"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 상황을 요약한듯 "실로 개판이다. 걱정도 지친다"고 개탄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BBC, 로이터, NBC, CBS 등 알만한 외신에서도 뉴스로 풍산개를 반납하려 한다는 내용을 냈다"며 “해외에서 어떻게 생각할까 생각해보면 문 전 대통령의 망신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자체도 망신"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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