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오는 11일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는 아세안(ASEAN)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순방을 위한 전용기에 MBC 기자들의 탑승을 불허하기로 9일 결정했다. 지난 9월 미국 유엔총회차 방문한 미국 뉴욕 순방 당시 MBC가 보도한 ‘사적 발언’ 논란을 오보로 간주하고 시정조치를 요구했지만 MBC가 응하지 않았다며 이 같은 조치를 결정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이날 대통령실은 MBC 기자들에 보낸 문자에서 "이번 순방에 MBC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전용기 탑승은 외교·안보 이슈와 관련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던 것으로,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 편파 보도가 반복돼온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MBC는 자막 조작, 우방국과의 갈등 조장 시도, 대역임을 고지하지 않은 왜곡, 편파 방송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시정조치도 하지 않은 상태"라며 "이번 탑승 불허 조치는 이와 같은 왜곡·편파 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에 MBC 측은 "기자단이 막대한 비용을 내고 가는 순방 동행 취재를, 이틀 전에 이런 식으로 탑승을 불허하는 것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항의했다.
한편 MBC는 지난 9월 미국 뉴욕을 방문하던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 발언 논란'을 최초로 보도했다. 당시 MBC는 윤 대통령 발언에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미국 대통령)은 ×팔려서 어떡하나'란 자막을 넣어 보도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전문가 검증을 통해 ‘ 이 ××’는 불확실하고 ‘바이든'은 ‘날리면’이라고 반박했다.
MBC는 이에 대해 “이번 조치는 언론의 취재를 명백히 제약하는 행위”라며 “전용기 탑승을 불허할 경우 MBC 취재기자들은 대체 항공 수단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현장에서 취재활동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