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용기 시장에 친환경 소재 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재활용 표시 기준이 바뀌면서 기업들이 앞다퉈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로 교체하고 있다. 환경과 인체에 해롭지 않은 ‘클린뷰티’가 화장품 뿐만 아니라 이를 담는 용기로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10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플라스틱과 종이로 만들어진 화장품 용기 부분에 친환경적인 요소가 빠르게 접목되고 있다. 화장품 제조업체와 제지 기업들이 독성 없이 빨리 분해되는 친환경 용기 개발로 이미지 제고와 함께 매출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 경쟁에 나선 것이다.
화장품 업계는 코스맥스가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친환경 소재개발업체 어라운드블루와 손잡고 무독성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 씨엘씨(CLC)를 활용한 화장품 용기 개발 중이다.
기존 친환경 플라스틱은 생분해성 기능에만 집중해 유통 중 분해되는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씨엘씨가 이런 단점을 보완했다. 플라스틱과 동등한 성능이면서도 1㎏ 생산당 2.9㎏의 탄소저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국콜마는 연우, 한화솔루션과 함께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친환경 화장품 용기 상용화 추진에 나섰다. 이 기업들은 재생플라스틱 소재인 재생폴리에틸렌을 활용해 화장품 용기를 만들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재생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해 연우에 공급하고 연우는 이를 적용한 화장품 용기를 만든 뒤 고객사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재생플라스틱 용기를 고객사에 제안해 2030년까지 생산하는 화장품 튜브 용기의 50% 이상을 친환경 소재로 대체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제지업계도 친환경 용기 개발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무림피앤피(P&P)는 친환경 화장품 포장재 소재 및 원료를 개발하고 이를 화장품 제조사에 납품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국콜마와 손잡고 종이류를 화장품 용기와 포장재에 적용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제지업계를 선도하는 한솔제지도 친환경 뷰티 제품 원료 및 포장재 개발에 들어갔다. 한솔제지는 아모레퍼시픽과 협업해 지속가능 친환경 패키징, 원료를 개발하기로 했다.
양사는 한솔제지의 셀룰로오스 가공 기술을 적용한 친환경 화장품 원료를 공동 개발하고, 플라스틱 절감을 위한 종이포장재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 화장품 제조기업 엔코스와도 손잡았다. 엔코스는 마스크팩 파우치에 한솔제지의 친환경 포장재 제품인 프로테고를 적용해 플라스틱 등 화학소재의 사용을 줄일 방침이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환경파괴의 주범 가운데 하나로 화장품 용기가 주목되면서 이런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친환적인 행보의 연장선이 화장품 업계와 제지업계과 협업하는 것”이라며 “친환경 제지를 활용한다면 제조 비용 대비 친환경 효과와 기업 이미지를 높여 매출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현호·김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