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다방] 겹겹이 쌓아올린 완벽한 한 입의 음식 다큐 '푸드 크로니클'

직접 맛보고 추천하는 향긋한 작품 한 잔! 세상의 OTT 다 보고 싶은 'OTT다방'


‘푸드 크로니클’ 포스터 / 사진=티빙 제공

음식 다큐멘터리인데 맛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이 가득 담겼다. 음식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다큐멘터리다.


티빙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푸드 크로니클’(감독 이욱정)은 요리의 역사를 인문학적으로 접근하여 뿌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동글납작하거나 감싸거나 쌓아 올리는 세 가지 형태를 중심으로 한 음식(만두, 쌈, 타코, 피자, 팬케이크, 샌드위치, 스시, 케이크)을 주제로 하는 9부작 다큐다. 음식의 제조에서 시작해 디자인, 미학, 건축학 등 다양한 인문학적 관점에서 음식에 대한 정보를 조명한다.


시작은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파이터’ 시리즈를 떠오르게 한다. 내레이션이 깔리고 이욱정 PD가 등장해 플레이어로서 현지의 음식을 맛본다. 요리 인서트와 설명 내레이션이 이어지며 그가 요리를 맛보는 장면이 나온다. 여느 음식 다큐멘터리와 다르지 않은 형식이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직접 기획과 제작에 참여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점이 다르다.



/ 사진=‘푸드 크로니클’ 방송화면 캡처


KBS에서 ‘누들로드’와 ‘요리 인류’ 시리즈를 만든 이욱정 PD는 기획·제작부터 내레이션, 플레이어, 프리젠터까지 모든 역할을 담당한다.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는 아니기에 처음에는 ‘이 사람이 누구야?’ 라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그의 설명을 듣다 보면 곧 빠져든다. 오랜 시간 요리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온 이욱정 PD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에 그의 자신감 있는 설명은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푸드 크로니클’은 단순 인터뷰와 실사 요리 인서트에서 끝나지 않는다. 음식의 맛 설명 보다 음식에 담긴 역사와 이야기를 더 많이 담았다. 모션그래픽을 활용한 지식 전달은 보는 이들의 이해를 높였다. 또한 자연스러운 관찰이 아닌, 연출한 인터뷰이들의 장면을 더해 다채롭게 구성한 화면은 다큐멘터리는 지루하다는 생각을 떨치게 만든다. 인터뷰이들은 각 편에서 다루는 음식을 직접 그리는데 이는 그들이 자신이 만드는 음식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를 보여준다. 이러한 장면들은 음식뿐만 아니라 그것을 만드는 사람에게까지 집중하게 만든다.




‘푸드 크로니클’은 1시간 내외의 긴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집어넣었다. 작품은 편당 1시간 내외. 요즘 웬만한 OTT 콘텐츠들보다 러닝타임이 긴 편이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음식 다큐멘터리인 ‘풍미원산지’는 편당 20분 내외다. 음식 하나에 집중하며 시즌별로 지역을 정해 그 지역의 다양한 요리를 나누어 설명하는 식이다. ‘푸드 크로니클’은 주제를 소분하지 않고 하나의 대주제 속 모든 이야기들을 영상 한 편에 담았다. 한 줄기로 이어지는 음식 이야기들은 새삼 식문화가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까지 생각하게 한다.


겹겹이 쌓고 한가득 채워 감싼 음식들처럼 한 번에 싸서 베어 물어보자. 음식에 담긴 이야기를 완벽한 한 입에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시식평 ? 영상 하나를 볼 때마다 하나의 논문을 읽은 것 같은 두께와 깊이.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요약

제목 : 푸드 크로니클


연출 : 이욱정


장르 : 다큐멘터리


회차 : 9부작


공개일 : 2022년 10월 20일


볼 수 있는 곳 : 티빙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