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폭증에도 中 방역 완화…해외입국자 격리 이틀 단축

중국, 해외 입국자 시설격리 7일→5일
서킷 브레이커 철회…PCR 제출도 2회→1회로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 실행…홍콩 증시 폭등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으러 줄 선 시민들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있다.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격리 기간 단축 등 일부 방역 규정을 완화했다. 강력한 ‘제로 코로나’ 규제에 따른 불만과 경제적 부담이 커지자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는 데도 방역의 고삐를 늦추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폐기하거나 보다 유연한 방역 정책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국무원 코로나19 대응 합동방역통제기구는 11일 방역 관련 조치들을 담은 ‘코로나19 감염병 예방 및 통제 조치 최적화와 과학적이고 정확한 예방 사업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다. 통지에는 해외 입국자와 감염자의 밀접접촉자에 대한 격리 규정을 ‘7+3(시설격리 7일+자가격리 3일)’에서 ‘5+3(시설격리 5일+자가격리 3일)’으로 단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밀접접촉자와 접촉한 2차 접촉자에 대해서는 판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중국 본토에서 확인된 신규 감염자는 1만 243명으로 6개월 만에 1만 명을 넘어섰지만 오히려 방역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당국은 코로나19 감염 정도에 따라 고·중·저위험 지역으로 분류하던 것을 고위험·저위험 지역으로 조정하며 관리 통제 인원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또 이른바 ‘서킷브레이커’로 불리는 확진자가 나온 항공편에 대한 일시 운항 정지 규정을 철회하고 탑승 전 48시간 내 유전자증폭(PCR) 검사 2회 음성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한 규정도 1회로 조정했다.


앞으로는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 대해 함부로 PCR 검사 범위를 확대해서도 안 된다. 당국은 하루 2∼3회씩 PCR 검사를 하는 것은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하면서 백신 접종 제고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앞서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전날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회의를 개최한 후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의 전반적 방침을 확고히 관철하면서도 “코로나19 예방 통제와 경제사회 발전을 효율적으로 총괄하고 전염병이 경제사회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란 고강도 코로나19 방역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조치의 정밀도를 높이고 경제와의 조화를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코로나 방역을 완화하겠다는 신호다.


감염자 폭증에도 방역 당국의 규제가 완화되자 시장은 환호했다. 이날 홍콩 항셍지수는 전날 대비 7.73%, 상하이종합지수는 1.68% 상승 마감했다.


다만 중국이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전히 끝내고 정상 생활로 돌아가려면 최소 1년은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이코노미스트 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절반 이상은 정상적인 경제활동 재개가 내년 2분기부터나 이뤄질 것으로 봤다. 점진적인 유연화 방침에도 이동 통제, 도시 봉쇄 등을 언제 중단할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 기업 UBS는 경기 회복은 코로나19와 관련된 중국 당국의 억제 조치가 완화되고 국민이 얼마나 빨리 돈을 쓰기 시작할지에 달려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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