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카스가 때아닌 도핑 논라에 휩싸였다가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발단은 한 언론이 한국 도핑방지위원회(KADA)가 “박카스를 금지약물로 분류했다”고 보도하면서였다. 매체는 국내 제품 중 박카스F에 확인되지 않은 생약성분이 있어 이런 결과가 나온 거라며, 이에 따라 프로야구위원회(KBO) 산하 일부 구단이 선수들의 박카스 복용을 제한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네티즌들은 “주변에서 아주 쉽게 복용하는 피로회복제 음료인데, 충격적이고 예상 밖의 일이다” “이러다 커피도 금지하겠다” “박카스를 마시는 모든 국민은 다 약물 복용자인가” 식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확인 결과 금지약물로 분류된 박카스 제품은 일부 수출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미국·아르헨티나 등으로 수출하는 제품들의 경우 맛을 비롯해 성분 함량도 국내 제품과 차이가 있다. KADA가 금지약물로 분류한 건 미국 등으로 수출하는 박카스에프액, 박카스엑스액에 해당한다. 이들의 원료에는 국내에 유통 중인 제품과 달리 생로얄젤리, 과라나성분(천연카페인), 인삼추출 성분 등이 포함돼있다. 이런 생약 성분의 경우 효능과 효과를 따지기 어려워 주의하라는 취지로 운동선수들에 폭넓게 금지하다 보니 금지약물로 지정됐다는 게 KADA 측 설명이다.
국내 박카스는 약국서 파는 박카스D와 편의점에서 파는 박카스F로 나뉘는데 이런 박카스는 도핑 소지가 전혀 없다. 박카스 제조사인 동아제약 관계자는 “국내 유통용 제품엔 생약 성분이 전혀 없다”라며 “의약품이 아닌 의약외품으로 지정된 데다 박카스F는 편의점에서도 판매되는 제품인데 의혹이 제기돼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오범조 KADA 치료목적사용면책(TUE) 위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은 금지약물과 관련해 “가이드라인이 있고 전세계 도핑 관련 기구에서 매년 9월 말께 다음 연도 1월 1일부터 금지되는 물질들을 업데이트한다”라며 “생약 성분이라고 다 금지하는 건 아니고, 마황 등 일부 주의 성분이 들어간 경우 금지약물이 될 수는 있다”고 했다. 다만 “박카스 수출용은 국내에서 유통 안 되게 법으로 막고 있어 아예 구할 수 없고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