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말실수로 종종 구설에 오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개최국인 캄보디아를 콜롬비아로 칭하는 말실수를 했다.
13일 AP통신과 일간 크메르타임스에 따르면 바이든은 전날 아세안 정상들과의 회의에 앞선 첫 공식 발언에서 “아세안 의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한 콜롬비아 총리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말실수를 정정하지 않고 발언을 이어갔다.
A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앞서 캄보디아를 향해 출발하면서도 같은 실수를 저질렀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42년 11월 20일생으로 고령때문인지 종종 말실수를 해왔다.
지난달 28일에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열린 민주당 행사에 참석해 “54개 주”라는 실언을 했다. 미국의 주는 50개로, 이는 미국인들에게 기본 상식으로 여겨진다.
지난 9월 28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아·영양·보건 관련 회의에서 최근 교통사고로 숨진 하원의원을 호명해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된 건강 이상설이 다시 불거진 바 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 정책에 대한 초당적 지원을 거론하며 “재키 월러스키 하원의원 등을 비롯해 여기 있는 모든 사람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월러스키 하원의원의 이름을 거듭 부르며 청중을 향해 “재키, 여기 있나요? 재키 어디 있나요?”라고 물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거론한 월러스키 의원은 지난 8월 3일 교통사고로 사망한 공화당 소속 의원이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당시 애도 성명을 발표하고 조기 게양도 지시했다.
7월 중동 순방에서도 “홀로코스트 공포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하던 중 ‘공포(horror)’를 ‘영광(honor)’으로 언급하는 등 크고 작은 말실수를 해 그의 직무수행 능력을 둘러싼 논란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공화당 비평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반복되는 말실수를 그가 대통령 직무수행을 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는 증거로 보고 있다. 오는 11월 20일에 80세가 되는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재선에 성공할 경우 86세에 임기를 마치게 된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 지지자들은 ‘나이 차별(ageism)’이라고 반발하며 “어린 시절 말더듬을 극복한 대통령은 수십 년간 대중 연설에서 애드립을 해왔다”고 주장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훈센 캄보디아 총리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캄보디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한 유엔 결의안에 찬성했다.
아울러 캄보디아의 인권 상황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국적의 캄보디아계 인권 변호사 티어리 셍을 포함한 활동가들을 석방하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티어리 셍을 비롯한 반정부 인사 60명은 국가 전복 및 선동 등 혐의로 각각 5∼8년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이 중 티어리 셍은 징역 6년 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