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구리 가격이 6개월 만에 톤당 8500달러를 넘어서며 이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투자 매력이 커지고 있다. 구리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코로나 봉쇄 정책 해제로 구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구리선물(H)’은 연저점이었던 6월 대비 22%의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상품은 미국상품거래소(COMEX)에 상장된 구리 선물 가격을 따르며 ‘S&P GSCI 북아메리칸 구리 인덱스’를 벤치마크로 삼는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구리실물’은 1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S&P GSCI 캐시 구리 인덱스’의 원화 환산 가격을 추종하며 구리 선물이 아닌 실물 보관에 따라 발행된 창고 증권에 주로 투자한다.
구리 ETF의 선전은 최근 구리 가격 반등에 따른 것이다. 구리 가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악영향으로 6월 이후 급락세를 면하지 못하며 톤당 7100달러대까지 밀렸다. 그러나 최근 급등세를 보이며 11일 기준 톤당 8501.90달러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이 톤당 8500달러를 기록한 것은 약 6개월 만이다.
구리 가격이 반등한 데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리는 경기 확장기에 수요가 급증하는 대표적인 금속으로 경기회복의 선행지표로 꼽힌다. 최근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연준의 피봇(정책 전환) 가능성이 커졌고 중국도 코로나 규제를 완화하며 리오프닝(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중국 보건 당국은 중국을 방문하는 입국자의 격리 기간을 7일에서 5일로 이틀 단축했다. 코로나19 감염자를 태운 항공사에 대한 벌칙도 폐지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 구리 수요가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적인 원자재 거래 업체인 트라피구라에 따르면 현재 구리 재고는 세계에서 소비되는 구리 거래량의 4.9일분에 그친다. 트라피구라는 이 수치가 연내 2.7일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라피구라는 “구리 부족 상황을 고려할 때 톤당 1만 5000달러까지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