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CEO]"토종기술 모디, IoT 생태계 표준OS로 키우겠다"

■이대환 럭스로보 CEO 인터뷰
교육용 로봇 사업으로 출발해 IoT로 영역 확대
토종 마이크로 OS '모디OS'로 로봇·기기 제어
한화·현대엔지니어링 제휴로 IoT 경쟁력 인정
내년 말 상장 목표…자금, OS플랫폼 사업에 활용

이대환 럭스로보 대표가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토종 기술인 모디OS를 IoT 생태계 표준 OS로 만들겠습니다. 컴퓨터는 윈도우가,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와 iOS가 주도하는 것처럼요."


이대환(사진) 럭스로보 대표는 1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자체 운영체제(OS)인 ‘모디OS’로 플랫폼 사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의 iOS가 모바일OS 스마트폰 생태계를 구축한 것처럼 모디OS를 글로벌 사물인터넷(IoT) 시장의 중심 축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럭스로보는 오상훈 전 대표가 2014년 설립했다. 2016년부터 로봇기기 모듈(조립 부품)인 모디(MODI) 키트를 판매 중이다. 한화솔루션 해외 법인장을 지낸 이 대표가 2019년 4월부터 경영을 맡고, 오 전 대표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럭스로보는 2025년 초중고교 코딩 교육 의무화를 앞두고 다양한 신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완구 기업인 레고와 경쟁 중인 해외 시장에서는 영국, 인도 등 39개국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기술자 초봉이 50만달러부터 시작하다보니 사교육이 드문 미국에서조차 코딩학원이 운영된다”며 “중국 역시 미국과의 인공지능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정부가 코딩 교육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시장 성장세를 낙관했다.


모듈 내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초소형 반도체)을 제어하는 모디 OS는 럭스로보 핵심 기술이다. 모디OS의 활용범위가 점차 넓어지면서 AIoT(지능형 사물인터넷), 스마트홈, 스마트모빌리티 등 IoT 사업에도 활용되고 있다. 현재 IoT와 교육 사업 매출 비중은 6대 4 정도다.


스마트모빌리티 사업으로는 한화손해보험에 납품 중인 단말기가 대표적이다. 한화 계열사인 캐롯손해보험과 합작 벤처회사 '럭키박스솔루션'을 세워 위치추적장치(GPS) 기반 주행거리 측정기기인 '캐롯플러그'를 개발했다. 스마트홈 분야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 시공 아파트인 ‘힐스테이트’에 제공하는 AIoT 솔루션이 있다.


이 대표는 모디OS가 해외 유명 마이크로OS보다 기술력과 기능에서 우위에 있다고 자신했다. 미국 UC 버클리의 타이니(Tiny), 영국 ARM의 엠베드(Mbed) 등과 달리 특허를 받은 가상화 파라미터 동기화 기술, 분산처리 기술을 적용했다. 이런 점에 주목해 구글은 2017년 럭스로보에 1억달러(1330억원) 가치로 인수를 제안했으나 럭스로보는 더 큰 기업으로 키우겠다며 거절했다. 그는 “컴퓨터나 자동차 전자 시스템은 메인 시스템이 망가지면 전체가 먹통이 돼버린다"며 “하지만 모디OS는 병목 없이 명령을 처리하고, 메인과 보조 구분 없이 반도체들을 제어하도록 설계돼 마비 위험이 적다”고 설명했다.


럭스로보는 MCU 시장 성장세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MCU는 일반 차량에 200개 정도 들어가지만 자율주행차나 전기차에는 1000개씩 들어간다. 이 대표는 “MCU OS를 만드는 기업은 국내에서 럭스로보 뿐이고 전세계적으로도 30~40곳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MCU를 백원, 천원 단위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기술 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 9월 사전기술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럭스로보는 내년 말 코스닥(기술특례)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모디OS로 IoT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우리의 빅픽처”라며 “공모자금은 OS 사업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AIoT사업에도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대환 럭스로보 대표가 모디 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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