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여파로 국내 주요 기업의 인건비가 1년 새 10% 급등했다. 반면 임직원 1인당 영업이익은 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인건비 상승률을 이익 증가율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내년 본격적인 경기 침체와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에 진입하면서 인건비와 이익의 불균형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서울경제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개사(지주·금융·공기업 제외) 중 분기보고서에서 직원 현황을 명시한 10개사의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1인당 평균 급여는 72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500만 원)보다 9.92% 상승했다. 기업별로는 LG화학(051910)이 9200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LG전자(066570)(8600만 원), 현대차(005380)(7700만 원), LG에너지솔루션(373220)(7400만 원), 삼성물산(028260)(7300만 원) 순이었다. 상승률로는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22%로 가장 높았다. 이어 LG전자(21.13%), LG화학(17.95%),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2.50%), LG에너지솔루션(12.12%)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차전지·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해 신규 투자를 이어가는 기업들의 인건비 증가 폭이 컸다.
하지만 영업이익 증가세는 급여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들 기업의 올해 3분기까지 1인당 영업이익 합계는 17억 1786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LG화학은 같은 기간 1억 8973만 원으로 40.76% 감소했다. 경기 침체 우려에 화학제품 수요가 위축되며 업황이 최악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현대모비스(012330)(-16.66%), 고려아연(010130)(-11.01%) 등도 뒷걸음질을 쳤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 화학산업은 내년에도 공급 과잉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LG화학은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해왔지만 반대로 4분기에야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