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상장된 주요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상승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9% 넘게 하락하는 등 불안한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코스닥에서 적자 기업 비중이 전 분기 대비 4%포인트 늘고 부채비율도 2%포인트 가까이 증가하는 등 경영 환경이 크게 악화되는 모습이다.
16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스닥 3분기 결산 실적에 따르면 12월 결산 법인 1070개사의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은 69조 96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조 9939억 원, 3조 40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0%, 3.81% 각각 늘어났다. 3분기 코스닥 상장사들의 매출은 직전 2분기 대비로는 2.02% 증가했다. 2분기에 1분기보다 매출이 8.8%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증가 폭이 크게 둔화한 셈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오히려 후퇴했다.
올해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98조 8425억 원, 12조 517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 비해 매출은 22.12%, 영업이익은 11.25% 증가했다. 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14% 늘어난 10조 2149억 원을 기록하면서 10조 원 선을 뛰어넘었다. 업종별로는 2분기와 유사하게 2차전지 관련(IT부품 및 일반 전기전자) 업종이 실적을 견인했다. 또 반도체 업종도 호조세를 보이며 매출액 및 영업이익의 상승세를 유지했다. 제조업 488개사는 이익이 전년 대비 6%, IT 386개사는 1.5% 늘었다. IT부품의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5%, 반도체가 17.2% 각각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심텍(222800)(226.19%), 에코프로비엠(247540)(225.95%), 엘앤에프(066970)(1231.59%) 등 덩치가 큰 2차전지·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하면서 외형 성장세를 주도했다.
경영 환경이 악화하면서 적자 기업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3분기 기준 영업손실을 본 코스닥 상장사는 393개사로 집계됐다. 분석 대상 중 36.73%에 달하는 규모다. 직전 분기 적자 기업은 전체의 32.83%인 349개사였다. 특히 직전 분기 대비 적자 전환한 기업은 전체 상장사 중 10.75%인 115곳으로 나타났다.
재무 상태도 악화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상장사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106.76%)보다 1.92%포인트 증가한 108.68%로 나타났다.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인 107%보다도 1%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영업손실이 나면서 운전자금 등 필수 경영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기업들이 외부 차입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완화되기는커녕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코스닥 상장사들 역시 경영 환경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적자에 차입이 필요한 기업은 늘어나고 있지만 단기 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 금리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영업이익 규모가 상대적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어 자금 조달 이슈가 점점 커지는 양상”이라며 “이미 한계기업에 몰린 기업은 위험도가 추가적으로 높아진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