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벤처투자 올 6300억 사상 최대…혹한기 시장 '안전판' 역할 할것"

[서경 인베스트 포럼]-신혜숙 산은 벤처기술금융실장
창업서 스케일업까지 단계 지원

신혜숙 KDB산업은행 벤처기술금융실장이 1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8회 서경 인베스트포럼’에서 산은의 민간 주도 벤처 투자 활성화 방안에 대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권욱 기자

최근 금리 급등과 경기 위축 우려에 벤처 투자 업계의 유동성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지만 산업은행이 벤처 투자를 꾸준히 늘리며 역대 가장 많은 자금을 집행할 것으로 추산됐다. 정책금융기관인 산은이 정부의 벤처 투자 예산이 줄고 있지만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신혜숙 KDB산업은행 벤처기술금융실장은 1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경 인베스트포럼’에서 ‘산은의 민간 주도 벤처 투자 활성화 방안’을 설명하면서 “산은이 올해 벤처 업계에 직접 투자한 금액이 63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산은의 직접 벤처 투자 규모는 2020년 3688억 원에서 지난해 5753억 원으로 증가했는데 올해도 500억 원 넘게 확대한 것이다.


신 실장은 “1998년부터 스타트업 투자를 시작해 누적 투자액이 3조 5000억 원에 달한다”며 “그간 투자한 총 기업 수도 1220여 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 친화적 펀드 조성을 통해 스타트업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며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액수는 2010년 이후 지금까지 42조 6000억 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산은은 스타트업의 단계별 혁신 성장 로드맵을 그려 놓고 투자금을 집행한다”고 소개했다. 초기 창업 단계부터 기업 가치를 키워가는 ‘스케일업’ 단계 기업까지 모두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는 것이다. 신 실장은 “2016년 투자 유치 플랫폼인 ‘넥스트 라운드’가 출범했고 2020년 기업 성장의 전(全) 단계를 지원하는 벤처금융본부를 설립했다”며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국내 벤처 기업의 해외 진출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혜숙 KDB산업은행 벤처기술금융실장

그는 산업은행의 벤처 투자 특징으로 △미래 차세대 스타트업 육성 △스케일업 지원 △기술 스타트업 관리 등 세 가지를 꼽았다. 미래를 이끌 차세대 스타트업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우주산업, 차세대 모빌리티 등을 선정해 향후 투자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임을 피력했다.


신 실장은 “올 9월 코스닥 입성에 성공한 AI 반도체 오픈엣지테크놀로지(394280), 다음 달 브라질에서 국내 민간 기업 최초 위성 시험 발사가 예정된 이노스페이스는 미래 차세대 분야 스타트업 투자의 대표적 성과”라며 “토스와 리디 등에 투자해 유니콘으로 키워낸 것은 스케일업 지원의 결실”이라고 설명했다.


신 실장은 또 “테크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국내 5개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고, 총 19개 스타트업에 490억 원의 투자금을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포항공과대(POSTECH) 등 5개 대학과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그는 “하반기부터 시작된 벤처 혹한기에서 산은이 능동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며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모색 중”이라며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면서도 신산업 성장이 지속하도록 산은의 보유 역량을 다양하게 투입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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