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 싸웠다.”
키움증권(039490)의 ‘가을 성적’을 두고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야구와 실적 모두 1등은 못했지만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선전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이 메인 스폰서를 맡은 프로야구단 키움 히어로즈는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명승부를 연출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뿐만 아니라 키움증권도 증시 빙하기를 뚫고 3분기 영업이익 기준 상위 2위까지 오르며 저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키움증권은 키움 히어로즈의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서울 히어로즈 구단과 2019~2023년 연간 100억 원 수준의 메인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키움 선수단 연봉 총액(외국인과 신인 선수 제외)은 56억 원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9위이지만 준우승을 차지했다는 서사로 브랜드 가치가 더욱 향상되고 있다는 평가다. 또 SSG 랜더스 투수 김광현의 연봉(81억 원)에 못 미치지만 6차전까지 가는 치열한 경기력을 보여준 것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3개월간 TV 광고를 하면 50억~60억 원 이상이 든다”며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메인 스폰서를 통한 마케팅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키움증권의 올해 3분기 성적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키움증권은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792억 원으로 메리츠증권(008560)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삼성증권(016360)(1561억 원), 미래에셋증권(006800)(1497억 원), KB증권(1127억 원) 등 대형 증권사를 제쳤다.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15% 줄었지만 양호한 수준으로 방어했다는 분석이다. 엄주성 키움증권 전략기획본부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검증된 비즈니스모델을 통해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브로커리지 명가로서의 키움증권의 저력을 재평가하는 분위기다. 17일 NH투자증권은 키움증권 주가의 목표가를 10만 5000원에서 12만 원으로 올려 잡으며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목표가 상향은 전 증권사를 통틀어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려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영업 구조가 현시점에서는 장점”이라며 “브로커리지 수수료뿐 아니라 신용 관련 이자 수익 비중도 높아 지수 반등 시 실적 개선뿐만 아니라 증권사 중 가장 먼저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