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입법 논의가 본격화되는 등 정기국회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자 여당 내부에서는 당권 경쟁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국정감사와 예산안 처리가 우선이라는 이유로 전당대회를 미뤘던 것이어서 정기국회가 종료되는 대로 당 내에서는 새 지도부 선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비해 유력 당권 주자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경쟁력 높이기에 착수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승민 전 의원을 공개 저격했다. 그는 “유 전 의원의 관심사가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전횡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만 향하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유 전 의원이 연일 윤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을 쏟아내자 이를 문제삼아 기성 당원들의 표심에 호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2015년 당시 유 전 의원이 박근혜 정부와 불화를 겪으며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던 사실도 거론했다. 그는 “유 전 의원은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관계가 어때야 하는지 반면교사적 체험으로 알지 않느냐”며 “그때의 오류를 되풀이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야권의 주장에 편승해 돌을 던진다면 당을 같이 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유 전 의원의 탈당을 주장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금융투자소득세 재검토를 주장하는 등 중도 유권자를 겨냥한 메시지를 냈다. 또다른 당권주자인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는 연일 강경한 대야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주요 당권 주자들 발걸음이 빨라짐에 따라 정기국회 이후 여권 최대 관심사는 ‘전당대회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안 의원을 비롯해 대부분의 당원주자들은 최대한 빨리 전당대회를 치르자는 입장이다. 이와 달리 국민의힘 비대위 내부에서는 5~6월 개최설까지 나오고 있다. ‘윤심’을 얻은 후보가 마땅치 않자 당무감사 카드를 꺼내며 당심의 향방을 살피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현 비대위 임기가 끝나기 전 전당대회를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주장이 공감대를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1월에 전당대회 준비를 시작해 2월 내 마무리해야 한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현 비대위의 임기가 규정에 정해진 기한(6개월)을 넘길 이유가 없다”며 “정기국회가 끝나면 전당대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나경원 전 의원이 24일에 열릴 예정인 의원모임 ‘새로운 미래 혁신24’ 연사로 나서 눈길을 끈다. ‘새미래’는 김 의원이 주도하는 모이이어서 김 의원과 나 전 의원 사이의 연대가 본격화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친윤 의원들이 결성한 의원모임 ‘민들레’는 다음달 초 이름을 바꿔 출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