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불안에 달러 모은 기업…외화예금 81.5억弗 증가로 역대 2위

외화예금 증가 2017년 10월 이후 최대
기업 중심 달러화 예금 75.4억 달러 늘어


환율이 불확실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기업들이 수출 대금 등으로 받은 달러를 환전하지 않고 모아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환율이 예상치 못한 수준으로 급락한 상황이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976억 5000만 달러로 전월 말 대비 81억 5000만 달러 증가했다. 증가액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2017년 10월(96억 2000만 달러)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수준이다. 올해 2월(981억 4000만 달러) 이후 8개월 만에 최대치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외화예금이 늘어난 것은 달러화 예금이 848억 달러로 전월 대비 75억 4000만 달러 증가한 영향이다. 달러화 예금 잔액은 지난해 11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치다. 기업들이 수출입 결제대금을 예치하고 현물환 매도를 늦추면서 달러화 예금이 크게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 불확실성에 달러를 확보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은 상황에서도 환율 추가 상승을 예상하고 달러화 매도 시기를 늦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긴축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1일 1318원 40전까지 하락했다.


엔화 예금 잔액은 57억 1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4억 3000만 달러 증가했다. 일부 증권사의 증권대차거래에 따른 담보금 예치와 기업의 현물환 순매수 등으로 늘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유로화는 41억 1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3000만 달러 줄었고, 위안화는 12억 3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3000만 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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