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이재명 대통령되면 '다시마 비료' 대북사업 추천해줄 것"

"유동규가 약속해 투자했다" 증언
사업 주관은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1심 재판 중인 남욱 변호사가 21일 오전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20년 다시마 비료 사업을 구상하며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장이 대통령이 되면 대북지원 사업으로 추천할 수 있고 그러면 막대한 이익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남욱 변호사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대장동 의혹 사건 공판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해 정민용 변호사에게 35억원을 전달한 혐의와 관련해 이같이 증언했다.


남 변호사는 이날 "정씨가 유 전 본부장의 도움을 받아 '황금 다시마 비료' 사업을 해보고 싶다며 저한테 투자를 제안했는데, 사업성이 있어 보여 투자했다"며 뇌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 전 본부장을 2020년 8월 만날 당시 골프장에 비료를 납품하면 하나당 연 매출 6억원이고, 골프장 10곳이면 60억원이라 금방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고 전했다.


남 변호사는 이어 "유 전 본부장이 '나중에 이재명 지사(당시 경기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내가 비료 사업을 대북 지원사업으로 추천해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막대한 이익이 생길 거니까 메리트 있는 사업이다'라고 해서 제가 혹해서 투자한 것"이라고 했다. 또 "당시 그 사업을 주관할 사람이 누구라는 얘기도 유 전 본부장이 했는데, 기억을 하지 못하다가 나중에 정민용과 대질하는 과정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대북지원 사업 관련 발언은 이날 처음 나왔다. 남 변호사는 검찰 수사 당시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대선과 관련한 문제가 이슈가 될 것이 걱정돼 말씀드리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7월부터 지난 7월까지 대북 경제협력 사업을 지원하는 대가로 쌍방울 그룹에서 총 3억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불법 정치자금 및 뇌물)로 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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