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금주령'…FIFA 회장 "3시간 맥주 못 마셔도 안 죽어"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회 개막을 앞두고 경기장 주위에서 맥주를 팔기로 한 계획을 전격 철회한 가운데 잔니 인판티노(52)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3시간 동안 맥주를 안 마셔도 사람은 살 수 있다”며 카타르의 경기장 맥주 판매 금지 조치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는 주류 판매 및 음주가 금지된 나라지만, 월드컵 기간엔 일부 지정 장소에서 맥주 판매를 허용했다.


특히 경기 입장권 소지자에게 경기장 외부 지정 구역에서도 판매하기로 했는데, 개최국 카타르에서 FIFA 측에 “경기장 주위 맥주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요구하면서 월드컵 개막을 이틀 앞두고 끝내 경기장은 물론 경기장 주변에서 맥주 판매를 금지한다고 번복의 입장을 밝혔다.


경기장 주위 맥주 판매가 금지되면서 도하 시내 '팬 구역'과 외국인들을 상대로 술을 파는 일부 호텔에서만 음주가 가능하다.



20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비다 파크에서 열린 'FIFA 팬 페스티벌'을 찾은 축구 팬들이 월드컵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판매가 허용된 맥주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3시간 동안 맥주를 안 마시고도 사람은 생존할 수 있다”며 “맥주 없이도 월드컵을 관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 관련 모든 결정은 카타르와 FIFA의 '공동 결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라며 “하루 4경기가 동시에 열리는 이번 대회의 특성과 사람들의 이동량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경기장 맥주 판매 금지는 프랑스, 스페인, 스코틀랜드 등에서도 실행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하루 3시간 정도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번 결정에 대해 “만약 이 문제가 월드컵의 가장 큰 이슈라면 나는 즉시 사임하고 해변으로 가서 휴식을 취하겠다”고 했다.


대회 관련 결정을 너무 급히 바꾸는 것 아니냐는 지적엔 “어떤 결정을 내릴 때는 절차와 논의를 거치고 디테일을 고려하면서 한다. 세상은 그렇게 쉬운 곳이 아니다”라며 가능성을 따져보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월드컵 후원사인 글로벌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는 경기장에서의 맥주 판매 금지 조치가 내려지자 맥주 재고 물량을 우승국에 주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간) 버드와이저는 소셜미디어(SNS)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새로운 날, 새로운 트윗. 우승국이 버드와이저를 모두 갖게 된다. 그 주인공은 누구?”라는 게시글과 함께 창고에 쌓인 버드와이저 맥주 캔들의 사진을 올렸다.


앞서 버드와이저는 18일 맥주 금지 조치 결정이 알려진 직후 트위터에 “음, 이건 좀 곤란한데”라는 글을 올렸다가 곧 삭제한 바 있다.



Budweiser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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