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안전운임 품목 확대 곤란… 집단운송거부 즉각 철회를"

효과 뚜렷하지 않고 일률적 운임 산정 불가능
"불법 행위 엄정 대처… 경기 침체 힘 모아야"

화물연대 총파업을 이틀 앞둔 22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화물차들이 오가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안전운임제 연장을 촉구하며 24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 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집단 운송 거부에 돌입했으나 국토교통부는 이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그동안 이해관계자와 논의를 거친 결과 현행 컨테이너·시멘트에 적용 중인 안전운임의 일몰 3년 연장을 추진하되 품목 확대는 곤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러한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 국회 논의에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전운임제 시행 결과 애초 제도의 목적인 교통안전 개선 효과가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나 일몰 연장으로 제도 실효성을 추가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컨테이너·시멘트 화물차 운전자의 근로여건을 지속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다만 국토부는 안전운임제의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자동차·위험물 등 다른 품목은 컨테이너·시멘트 대비 차주 소득이 양호해 적용 필요성이 낮은 데다 품목을 확대하면 주요 산업의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 상승 등 소비자·국민의 부담이 증가할 우려가 있어서다. 표준화·규격화가 가능한 컨테이너·시멘트 외 다른 품목은 일률적인 운임 산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도 문제다.


국토부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지속하는 가운데 우리 경제 역시 위기와 직면하고 있어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는 시기”라며 “6월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로 국가 경제에 큰 피해가 발생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또 다시 집단 운송 거부를 예고하고 있어 많은 국민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물연대는 국가 경제 상황과 국민 우려에 성숙한 책임 의식을 갖고 지금이라도 집단 운송 거부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경기 침체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집단 운송 거부에 대비해 경찰청·해양수산부·산업통상자원부·국방부 등 관계 부처 합동으로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항만·ICD·고속도로 요금소, 휴게소 등 중요 물류 거점에는 경찰력을 사전 배치하고 순찰활동을 강화해 불법 행위를 방지하고 군 위탁 컨테이너·자가용 화물차 유상 운송 등으로 화물 수송력을 증강하겠다는 계획이다. 집단 운송 거부 기간 중 10톤 이상 사업용 견인형 특수자동차 및 자가용 유상 운송 허가 차량에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경찰과 협조해 정상적으로 운송을 수행하는 화물차 운전자가 안심하고 운행할 수 있도록 하고 운송 방해 등 불법 행위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면서 “일선 화물차 운전자들은 화물연대의 집단 행동에 동조하지 말고 평소와 다름없이 생업에 지속 종사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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