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피해자 손 들어줬다…헤리티지 '전액 반환' 결정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인정
펀드 판매한 신한증권 등 6개사
일반투자자에 4300억 돌려줘야

금융 당국이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펀드를 판매한 금융사 6곳에 대해 투자 원금 전액을 돌려줘야 한다고 결정했다. 라임·옵티머스 펀드에 이은 세 번째 전액 반환 결정이다. 이로써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이탈리아 헬스케어까지 ‘5대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피해 구제 절차가 매듭을 짓게 됐다.





22일 금융감독원은 금융분쟁조정위원회에서 신한투자증권·NH투자증권·현대차증권·SK증권·하나은행·우리은행 등 6개 사가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펀드의 분쟁 조정 신청 6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신한투자증권 등 6개 사는 투자 원금 전액을 반환하게 됐다.


분조위는 금융사가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했다고 판단했다. 해외 운용사가 중요한 부분에 대해 거짓 또는 과장되게 상품 제안서를 만들었고 6개 금융사는 계약 체결 시 상품 제안서에 따라 독일 시행사의 신용도와 재무 상태가 우수하다고 설명해 투자자가 올바른 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김범준 금감원 부원장보는 “핵심 쟁점은 환매 중단 발생 원인이 처음부터 존재했는지, 사후에 잘못된 운용으로 발생했는지”라며 “분조위는 처음부터 계획대로 시행되기 불가능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분조위는 “이런 상품 구조에 따라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면 누구라도 이 상품에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일반 투자자가 독일 시행사의 시행 능력 등에 대한 직접 검증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일반 투자자에게 중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독일 헤리티지 DLS는 상품 제안서상 시행사가 부동산 매입 시 20%를 후순위 투자하겠다고 돼 있지만 시행사의 재무 상태로는 20% 투자가 어려웠으며 실제 투자한 사실도 없었다. 이면 계약에 따른 높은 수수료 구조 또한 지적됐다. 투자자들은 2년간 판매사·운용사에 약 5.5%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고 계약했지만 시행사 자회사 등으로 추가 수수료가 부과돼 사실상 24.3%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였다.


독일 헤리티지 DLS는 독일 내 문화적 가치가 있는 오래된 건물을 매입한 뒤 내부 리모델링을 거쳐 매각 혹은 분양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의 펀드다. 독일 헤리티지 DLS는 2017년 4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국내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약 4835억 원이 판매됐다. 2019년 6월부터 환매를 중단했다. 전체 계좌 수는 1849개에 이른다.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요청 건수는 190건이다. 국내 최대 판매사는 신한투자증권으로 3907억 원을 판매했다.


이번 분조위의 결정은 권고다. 분조위 조정안을 받은 판매사와 투자자는 20일 이내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번 조정 결과 발표 이후 최대 판매사인 신한투자증권은 법률 등 내부 검토를 거쳐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미 펀드 판매 금액의 50%를 투자자에게 가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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