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 중 차별에 반대하는 의미를 지닌 '무지개 완장'을 착용하면 제재하기로 한 데 대해 미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떤 식으로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을 지켜볼 때 우리는 항상 그것에 대해 우려한다"며 "특히 그것이 다양성과 포용을 위한 표현일 때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앞서 유럽 7개 나라 주장들은 경기 중 다양성과 포용을 지지하는 무지개색 '원 러브(Onelove)' 완장을 차려 했다.
그러나 FIFA는 완장을 착용하면 옐로카드를 주는 등 제재하겠다는 사실상 금지 방침을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내가 판단하기에는 적어도 축구장에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가치를 지지하거나 경기를 뛰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당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FIFA는 스포츠가 정치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워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장신구 착용, 세리머니 등 표현의 자유를 제한해왔다.
블링컨 장관은 전날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빈 자심 알 싸니 카타르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제5차 전략대화를 하기 위해 카타르를 찾았다.
이번 입장을 밝힌 것도 카타르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였다.
카타르는 성소수자 탄압, 이민자 노동 착취 등 갖은 인권 침해 논란 때문에 이번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부터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아왔다.
FIFA는 이날 브링컨 장관의 비판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