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경제정책 사령탑들이 한국 경제가 복합 중층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또 한 번 고비를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는 21일 기획재정부·한국개발연구원(KDI) 주최로 열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60주년 기념 행사에서 “경제가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고 지켜가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고 경고했다. 전윤철 전 경제부총리는 “우리 경제가 제대로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언제 넘어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금이 제일 어려울 때”라면서 “정치가 한국 경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이미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위기 속에 전국경제인연합회의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85.4로 26개월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어느 때보다 비상한 각오로 대응해야 할 때다. 이런데도 노동계는 유례없는 줄파업을 예고해 산업계를 셧다운 위기로 내몰고 있다. 민주노총은 22일 건설노조 집회·시위를 시작으로 공공운수노조(23일), 화물연대(24일), 서울교통공사노조(30일), 전국철도노조(다음 달 2일) 등 몰아붙이기식 ‘동투(冬鬪)’에 나설 예정이다. 화물연대는 정부의 안전운임제 일몰 시한의 3년 연장 제안도 걷어차고 전국 핵심 사업장들을 멈춰 세우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5개월 전 화물연대 파업으로 2조 원이 넘는 피해를 입힌 것도 모자라 주력 산업의 생산과 수출길마저 또다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물류대란이 발생하면 그 피해는 수많은 국민들과 중소기업에 돌아가게 된다.
지금은 경제 위기 돌파를 위해 고통을 분담하고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제 몫부터 챙기겠다는 집단 이기주의는 국민 경제에 더 큰 고통을 안기고 공멸을 초래할 뿐이다. 노동계는 동시다발적 파업 계획을 접고 경제 살리기에 힘을 보태야 한다. 더불어민주당도 노조의 불법행위에 면죄부를 안겨 파업을 부추기는 ‘노란봉투법’ 입법을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노사 간 대화와 협상을 유도하되 불법행위에는 단호히 대처해 산업 현장의 법치를 바로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