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열린 대선 결과 연임에 실패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일부 전자투표기가 오류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고선거법원에 공식 이의를 제기했다. 우파 연합 측이 일부 개표 결과 무효화를 주장함에 따라 3주 넘게 이어진 대선 불복 시위가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집권 여당인 자유당을 비롯한 우파 연합 측은 “개표 감사 결과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오작동 징후를 발견했다”는 내용의 서류를 최고선거법원에 제출했다. 구형 전자 투표기가 투표 용지를 제대로 식별하지 못했다며 절반 넘는 개표 결과를 무효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1차 투표가 끝난 뒤부터 꾸준히 선거 시스템의 결함을 주장하며 ‘밑밥’을 깔아왔다. 결선투표에서 득표율 1.8%포인트 차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에게 밀린 뒤 "헌정질서를 준수할 것"이라며 권력 이양 의사를 밝혔지만 명확히 패배를 인정하지는 않던 중 이 같은 이의 제기에 나선 것이다. 다만 법원 측이 "해당 주장을 뒷받침할 추가 서류를 24시간 안에 제출해야 한다"며 후속 절차 없이는 즉각 종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실제 선거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점차 폭력적 양상을 띠는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의 불복 시위에 이번 이의 제기가 도화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연방 고속도로 경찰에 따르면 불복 시위 장기화로 현재 고속도로 18곳이 통행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농작물 등 물류와 의료 서비스 지연, 고속버스 운행 중단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정세 불안 가능성을 반영해 이날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달러 대비 약 1.3% 하락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