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한 인도네시아와 솔로몬 제도에서 연이어 강진이 발생하면서 대지진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서자바주에서 규모 5.6의 지진이 발생해 건물 등이 무너지면서 16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이날 오후 1시21분 서자바주 치안주르에서 규모 5.6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원 깊이는 10㎞다. 또 지진 발생 후 수십 차례 여진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치안주르에서 직선거리로 70㎞ 정도 떨어져 있는 수도 자카르타에서도 일부 건물이 흔들리며 사람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특히 고층 빌딩이 몰려있는 자카르타 중심 업무지구에서는 건물이 흔들리면서 안에 있던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가구가 흔들리고, 벽이 갈라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고 주민들은 밝혔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은 치안주르 지역에 교민 7명이 살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남태평양 솔로몬 제도에서도 지진이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22일(현지시간) 솔로몬 제도 호니아라 남서쪽 58km 해역에서 규모 7.3 강진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진앙은 남위 9.80도, 동경 159.57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10㎞다.
USGS는 지진에 따라 진앙에서부터 300㎞ 범위까지 쓰나미 경보를 내렸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인도네시아와 솔로몬 제도는 이른바 '불의 고리'에 속하는 지역이다. '불의 고리'란 아르헨티나 최남단 티에라델푸에고에서 시작해 칠레 서쪽 안데스산맥과 미국 서해안, 알류샨 열도, 베링해를 거쳐 일본,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뉴질랜드로 이어지는 고리 모양의 지진대를 말한다.
전 세계 활화산과 휴화산의 75%가 몰려 있고, 7개의 지각판이 만나 지각변동이 활발하다. 전 세계 지진의 약 80~90%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의 고리'에서 지진이 빈발하는 이유는 판이 서로 충돌하는 충돌대가 바로 이 태평양 연안을 따라서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규모 7.8 강진이 발생한 에콰도르, 7.0 규모의 엘살바도르 등이 모두 '불의 고리'에 속한다. 당시 지진으로 인해 수백채의 건물이 파손됐고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불의 고리에 속한 지역에서 강진이 50년 주기로 되풀이된다는 가설도 있다. 이른바 '50년 주기설'로 불리는 이 가설은 1950년대, 1960년대 초대형 지진이 발생하다 2004년 12월 26일부터 방대한 지진 활동이 포착, 연거푸 6차례 정도 발생한 것을 계기로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