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유통 플랫폼인 마켓컬리 등을 운영하는 컬리가 상장을 추진하는 동시에 기존 외국계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최대 1000억 원 규모의 추가 자본 공급이 검토되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로 인해 상장이 불발될 경우 등을 대비해 컬리의 운영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컬리의 기존 주주인 세콰이어캐피탈차이나와 힐하우스캐피탈 등 외국계 투자자가 추가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투자기관인 세콰이어캐피탈은 컬리 지분 12.87%를 보유한 최대주주며 힐하우스 역시 11.89%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세콰이어는 2019년 4월 마켓컬리의 기업가치를 5400억 원으로 평가하고 1000억 원을 투자했으며 힐하우스도 비슷한 시기에 350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컬리의 기업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하고 2500억원을 투자한 데 비하면 이들 초기 외국계 투자자들은 여러모로 컬리에 추가 자본을 투입하는데 부담이 적다는 관측이다. 다만 컬리 창업자인 김슬아 대표의 지분율이 또 희석되면서 감소하는 측면이 있어 추가 투자 시기는 컬리의 상장 추진 상황에 따라 조율할 것으로 전해졌다.
컬리는 8월 하순 거래소의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으며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라 2023년 2월까지 상장을 마쳐야 한다. 컬리는 이르면 이달 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 위해 기업가치 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컬리의 누적 투자 유치액이 90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재무적 투자자들이 다양하게 포진해 있어 상장 후 기업가치 등을 놓고 주주간 이견이 생기면 IPO가 불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컬리는 지난해말 기준 매출 1조 5614억원, 영업손실 2177억 원으로 매출도 증가했지만 손실 역시 여전히 늘고 있다.
최근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컬리의 주가를 근거로 하면 컬리의 기업가치는 1조 1000억 원 안팎으로 평가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컬리의 내년도 운영자금을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투자로 해외 투자자들은 컬리의 성장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컬리는 기존 신선식품을 위주로 한 장보기 서비스 외에 뷰티 컬리를 론칭하고 컬리페이 도입과 물류센터 증설 등을 위해 계속 투자를 늘리고 있어 내년 상반기면 기존 투자금이 소진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