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들의 급전 마련 창구로 꼽히는 카드론의 금리가 평균 15%까지 치솟았다.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서 카드론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카드사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더욱 조일 것으로 보인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지난달 말 카드론 평균 금리는 13.20~15.16%였다. 올 9월 말과 비교했을 때 상·하단이 각각 0.74%포인트, 1.18%포인트 올랐다.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최근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서 카드론금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이달 21일 기준 5.947%를 기록했다. 10월 21일에는 6.082%까지 치솟았고 이달 7일에는 6.088%로 또다시 올해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올해 초의 2%대 수준에서 세 배나 급등한 것이다. 여기에 카드사들이 우대금리와 특별할인금리를 더한 조정금리 폭을 줄이면서 카드론금리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카드사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카드론 취급액을 줄여나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저신용자들의 카드론금리가 법정 최고 금리인 20%에 다다르면서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말 저신용자(7~10등급)의 카드론금리 상단은 19.90%였다.

한편 고물가에도 소비가 늘어나며 카드 빚은 사상 최대로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의 영향으로 소비가 늘어난 가운데 임금은 그대로인 데 비해 물가는 오르면서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저하돼 카드 빚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카드 판매신용 잔액은 113조 8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3조 2000억 원(13.2%)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