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산부인과 병동까지 폭격…생후 2일 신생아 숨져"

우크라이나 소방관들이 23일(현지시간) 러시아 공격으로 파괴된 남부 자포리자주 빌리안스크 산부인과 병동에서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州)의 한 병원을 폭격해 산부인과 병동에 있던 신생아가 숨지는 일이 발생해 국제사회의 지탄이 쏟아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CNN,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가비상대책본부는 러시아군이 자포리자주 빌니안스크에 공습을 가해 산부인과 병동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공습으로 인해 생후 2일 된 신생아가 목숨을 잃었다. 산모와 의사는 잔해 속에서 구조됐다. 우크라이나 주 소방당국은 산모가 아이를 출산한 직후였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검찰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대공 미사일인 S-300을 발사했다.


우크라이나의 주요 원자력 발전소가 위치한 자포리자 지역은 러시아의 공격이 반복해서 발생해 왔다. 이 중 공격을 받은 빌니안스크의 경우 현재 우크라이나 측이 통제하고 있지만, 자포리자 지역 전체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지난 9월 병합을 위한 주민투표 이후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공격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테러리스트 국가(러시아를 지칭)는 민간인과 민간인 시설에 계속 맞서 싸우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9개월 동안 달성하지 못했으며 앞으로도 달성할 수 없는 일을 테러와 살인으로 다시금 시도하려 하고 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우크라이나에 가져온 악(惡)만큼을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부인 올레나 젤렌스카도 자신의 트위터에 사고 소식을 전하면서 “끔찍한 고통이다. 우리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고 용서하지도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3월에도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의 산부인과와 어린이 병원을 공습한 바 있다. 당시 들것에 실린 채 구조되는 모습이 사진에 담긴 산부와 아기가 모두 숨진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