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직원의 열차 충돌 사망사고로 경기 의왕시 오봉역에 내려진 작업중지가 해제됐다. 오봉역의 시멘트 열차 운송이 이날부터 재개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조치로 24일부터 시작된 화물연대 총파업과 시멘트 열차 운송 중단이 겹치는 최악의 물류 대란 시나리오는 일단 피하게 됐다.
24일 노동계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오봉역에 내려진 부분 작업중지 해제를 검토하는 전문가 기구인 작업중지 심의위원회는 이날 오후 5시쯤부터 오후 8시쯤까지 회의를 열고 해제를 결정했다.
오봉역은 5일 코레일 직원의 사망사고 이후 6일부터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져 시멘트 열차 운행이 중지됐다. 오봉역은 성신양회를 비롯해 한일시멘트, 쌍용C&E, 아세아시멘트 등 7개 대형 시멘트사의 출하 기지가 모여 있다. 작업중지는 7개 업체의 전용 철로 열차 운행을 멈추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시멘트 수송의 큰 차질이 빚어졌다. 이후 화물연대 총파업까지 결정되면서 건설 현장을 중심으로 시멘트 운송 차질의 우려와 피해가 극심해졌다. 평소보다 출하량이 크게 줄어든데다 육상으로 시멘트를 운송하려면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
작업중지 해제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22일 코레일 노사는 임시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열고 고용부에 오봉역 작업중지 해제 신청서를 제출했다. 고용부는 신청서 접수 하루 만에 전문가 기구를 꾸렸다. 고용부 관계자는 “화물연대 총파업 등 급박한 상황을 고려해 심의회 구성을 최대한 서둘렀다"고 말했다. 고용부가 코레일 노사에 작업중지 해제 심의 판단을 받아 시멘트 출하 차질에 따른 피해 최소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일 열린 심의회는 오봉역의 작업중지 해제 판단을 보류했다. 심의회는 사측이 만든 사고재발방지 대책의 실효성을 판단한다. 코레일 노조는 이번 오봉역 사고의 원인으로 인력 부족을 꼽고 있다. 코레일이 전일 심의회에 제시한 사고 재발방지 대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로 코레일은 올해 4건이나 사망산재사고를 냈다. 철도노조는 코레일의 근본적인 사고 재발방지대책 마련과 민영화 추진 반대를 요구하면서 내달 2일 파업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