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황·조' 수비 뒷문으로 비수 꽂아라

■가나전 D-2…벤투호 필승 공식은
우루과이전서 유효슈팅 0개 그쳐
골 확률높일 공격 전술에 집중을
가나, 킬러패스 한방에 수비 무너져
포르투갈전 실점 장면 참고해
뒷공간 침투로 골 찬스 만들어야

조규성. 연합뉴스

손흥민. 연합뉴스

황의조. 연합뉴스

‘넣어야 이긴다.’ 너무 당연한 이 한 문장이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을 준비하는 벤투호의 모토다.


25일(이하 한국 시간) 끝낸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H조 1차전(0 대 0)은 평가전으로 치면 100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을 만한 경기였다. 우리가 준비한 이른바 빌드업 축구로 남미 강호와 실점 없이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12년 만의 16강 진출에 필요한 게 결국 승리라는 것을 되새기면 과제가 만만찮다.


한국은 우루과이전에서 슈팅 7개를 기록했는데 골문 방향으로 간 유효 슈팅은 0개였다. 우루과이 역시 유효 슈팅이 제로일 만큼 두 팀은 조심스러운 경기를 펼쳤는데 그래도 우루과이는 골대를 두 번이나 맞혔다. ESPN에 따르면 양 팀 유효 슈팅이 0개로 끝난 월드컵 경기는 21세기 들어 처음이다.


한국은 28일 오후 10시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아프리카 팀인 가나와 2차전을 치른다. 공교롭게도 2014 브라질 대회 때와 비교해 일정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당시 러시아와 잘 싸워 1 대 1 무승부를 거둔 한국은 2차전에서 아프리카 팀 알제리와 만났다. ‘1승 제물’로 여겼으나 2 대 4로 지면서 16강이 어려워졌고 3차전에서 벨기에에 0 대 1로 져 탈락했다.


가나도 8년 전의 알제리처럼 한국이 1승 상대로 꼽는 팀이다. H조 4개국 중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61위(한국은 28위)로 가장 낮다. 하지만 반대로 가나의 1승 제물도 한국이다. 오토 아도 가나 대표팀 감독은 25일 포르투갈전 2 대 3 패배 뒤 “우리가 한국을 이기고 포르투갈이 우루과이를 이기면 우리는 조 2위가 될 수 있다. 한국을 잡는다면 우리에게도 16강 기회는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꼭 이겨야 한다. 우리가 압박감을 받듯 한국도 같은 상황”이라고 필승 각오를 밝혔다.


우루과이전을 통해 ‘지지 않을 것 같은 전력’을 확인한 한국은 ‘이기지도 않을 것 같다’는 의심을 가나전 골로 지워야 한다. 그러려면 체력 회복과 더불어 골 확률을 높일 공격 작업을 가다듬는 데 이틀여를 촘촘하게 써야 한다.


가나의 포르투갈전 실점 장면을 참고할 만하다. 후반에만 3골을 내줬는데 두 번째 실점 때 오른쪽의 주앙 펠릭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향한 중원의 침투 패스 한 방에 4명이 선 일자 수비가 한 번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세 번째 실점은 역습 때 측면으로 빠져 들어가는 하파엘 레앙(AC 밀란)을 놓쳐서 나온 것이었다. 뒤 공간 침투가 가나전을 풀 열쇠인 셈인데 관건은 과연 펠릭스나 레앙처럼 마무리 지을 수 있느냐다. 황의조(올림피아코스)·조규성(전북) 등 정통 스트라이커의 어깨가 무겁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우루과이전에서 쓴 ‘선발 황의조-교체 조규성’ 카드를 바꿔서 내밀지도 관심이다. 전반에 결정적인 골 기회를 놓친 황의조는 후반 29분에 조규성과 교체됐고 조규성은 적극적인 움직임과 과감한 슈팅으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K리그 득점왕(17골)인 조규성은 “‘할 만한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음 경기에는 더 잘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영국 BBC가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을 만큼 부상을 잊고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빈 손흥민은 가나전에서 A매치 36골째, 월드컵 통산 4골째를 노린다. 안면 보호 마스크 탓에 확실한 슈팅 각도를 만들거나 예리한 슈팅을 때리기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 수비를 유도하는 주변 동료들의 움직임도 중요하다. 손흥민은 “기회가 왔을 때 더 냉정하게 마무리하는 게 다가올 경기들에서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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