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참사 전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서울경찰청에 경비 기동대를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잠정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기동대 요청을 둘러싼 이 전 서장과 김광호 서울청장의 진실 공방이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이 전 서장의 진술 이외에 (서울청에) 경비 기동대 요청을 지시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 자료나 관련자 진술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결론적으로 이 전 서장이 지시를 했다는 진술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전 서장이 기동대 요청을 지시했다는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 등도 특수본 조사에서 그의 주장과 배치되는 진술을 했다. 이 전 서장은 줄곧 ‘이태원 지구촌축제’ 대비 용산서 내부 회의 중 ‘핼러윈 때도 기동대 요청을 노력해보라’는 취지로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용산서 직원들은 특수본 조사에서 기동대 투입과 관련해 ‘노력해봐라’는 이 전 서장의 얘기를 들었지만 해당 지시가 핼러윈이 아닌 이태원 지구촌축제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수본은 또 ‘핼러윈 위험 분석 보고서’가 참사 뒤 ‘윗선’ 지시로 삭제되는 과정에서 김 청장이 개입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수본은 경찰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김 청장을 소환해 참사 전후 조치와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지휘 보고를 하지 않은 부분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