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의 상위 10대 수입국 의존도가 높아져 공급망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산학협동재단과 공동으로 25일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분석 및 대응을 위한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는 국내 학계의 글로벌 공급망 연구 역량 제고를 위해 정책연구과제로 선정된 5개 대학 6개 연구팀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노영진 동아대 교수팀은 글로벌 공급망 충격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미국 뉴욕 연준이 개발한 ‘글로벌 공급망 압력 지수’(GSCPI)를 통해 진단했다. 노 교수팀에 따르면 글로벌 공급망 충격은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국내 물가도 약 9개월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공급망 충격이 내수기업 투자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수출기업의 경우 충격이 크지 않을 때는 투자가 계속 늘어나다 충격의 강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투자가 감소하는 ‘역 U자형’ 관계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경일 백석대 교수팀은 글로벌 공급망 충격이 비교적 짧게 지속된다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제한적이지만 단기적으로 수출 감소, 민간투자 위축 등 경기 변동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신성호 동아대 교수팀은 해외로부터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의 수입 현황을 분석했다. 신 교수팀에 따르면 한국은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대(對)일본 반도체 소재 의존도는 크게 낮아진 반면 소재?부품?장비 각각의 상위 10대 수입국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다.
2015년 87.6%였던 반도체 소재의 상위 10대 수입국 수입 비중은 2020년 93.2%로 커졌으며 2022년 상반기 93.7%까지 상승했다. 부품의 경우 2015년 83.5%에서 2020년 89.2%%, 올해 상반기 91.0%에 달했다. 장비는 2015년 88.9%, 2020년 95.7%, 2022년 상반기 96.6%로 지속 증가했다.
신 교수팀은 “반도체 소?부?장은 단기적으로 국산화가 어렵기 때문에 공급망 유연성에 집중하는 한편 각 공급망 연결고리에 대한 공급망 지도화(mapping)를 통해 공급망 현황을 모니터링해 공급망 리스크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