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증시전망] ‘눈치보기 장세’ 산타랠리 기대감과 경기 침체 우려 상존

산타랠리 기대 속 외국인·기관 매수 나서
반면 개인은 차익실현 물량 쏟아내는 중
코스피 2500선 돌파 두고 관심 집중돼
“최근 주가 반등 산타랠리로 이어지려면
11월 고용지표·소비자물가 안도 느껴야”



연말 쇼핑 시즌을 맞은 캘리포니아. 캘리포니아=AFP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눈치보기 장세에 직면했다. 내년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한미 통화정책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27일 코스피는 지난 25일 2437.86으로 마감했다. 한 주간 등락률은 0.27% 하락이다. 지수가 오를수록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제자리 걸음을 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은 이달 2조 8000억 원 넘게 주식을 순매수했다. 기관투자가도 7200억 원 이상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3조 5000억 원을 팔아치웠다.


투자자들의 이목은 통화 정책에 집중돼 있다. 한미 통화당국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섰다. 그러나 통화정책 전환 신호를 보인 건 아니다. 내년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더 커졌다. 한국은행은 5%대에 이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잡기 위해 처음으로 여섯 차례 연속(4·5·7·8·10·11월)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외환 위험 완화, 자금·신용시장 경색, 경기 침체 우려 등을 고려해 인상 폭은 지난달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서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좁혔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4일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직전보다 0.25%포인트 높은 연 3.25%까지 올려놨다. 올해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2.6%)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내년의 경우 전망치(2.1%)를 상당 폭 하회하는 1.7%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과반이 넘는 참석자들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의 둔화가 곧 적절해질 것으로 판단했다. 연준이 다음 달 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보다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했다. 그러나 복수의 위원들은 “목표(2%의 물가상승률) 달성을 위해 필요한 기준금리의 최종 수준은 과거 전망한 것보다 다소 높을 것”이라며 최종 금리 상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 연방기금금리 선물은 내년 3월 미국 기준금리가 연 5.25%에 도달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연말 쇼핑시즌을 맞아 미국 소비자들이 의류를 고르고 있다. 캘리포니아=AFP 연합뉴스

연준 위원들은 경기침체 확률을 50%로 전망해 증시 상단을 제한했다. 실질 가계지출 부진, 전 세계 전망 악화, 긴축적인 금융 여건을 하방 위험으로 지목하면서 연준이 의사록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을 강조한 건 올해 처음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 FOMC 의사록에서 긴축 감속 시그널이 확인됐고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이 절반 수준으로 제기됐다”며 “전 세계 증시는 미국 실질금리 오름세가 제한되는 상황을 기회 삼아 반등을 시도하고 있으나, 얼마나 지속할지는 지표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28일부터 12월 2일까지)는 한 해 마지막 12월이 시작되면서 성탄절 전후 소비 증가에 따른 ‘산타 랠리 기대감’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시기다. 산타 랠리는 12월 25일 성탄절 전후부터 연말과 연초에 소비가 늘어 기업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증시가 오르는 현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연말 소비 개선 기대감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강한 수준은 아니다. 주중 발표되는 수출입 동향도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에셋증권의 박 연구원은 “최근 주가 반등이 산타 랠리로 이어지려면 11월 고용지표와 FOMC 전에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에서 안도감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단기 반등 이후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다”며 “이달 국내 수출도 감소세를 보여 코스피 회복이나 환율 하향 안정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성향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공개 발언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설도 예정돼 있어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연준 통화정책의 방향도 가늠할 수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FOMC에서 0.50%포인트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이나 최종금리 수준 상향 조정을 강조한 파월 의장과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의 발언이 예정돼 있어 관련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며 “연준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면 가격변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추가 상승을 위해선 금융시장의 위험선호가 더 강해질 필요가 있다”며 “다음 달 미 연준 FOMC 전까지 고용과 물가 등 경제지표에서 연준 정책의 실마리를 얻으려는 눈치 보기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주간 코스피 변동 폭을 2370∼2490으로 예상했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3.47포인트(0.14%) 내린 2437.86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4.66포인트(0.63%) 내린 733.56으로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원 5전 내린 달러당 1323원 7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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