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냉전 시대를 맞아 세계 각국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을 향한 열렬한 구애를 벌이고 있다. 한국도 전통적 우호 국가인 베트남·싱가포르뿐 아니라 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주요국과의 관계 증진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통상 전문가들은 국제 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에 맞춰 우리도 아세안 지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세안은 단일 경제권으로는 우리의 제2의 교역국인 동시에 ‘세계의 공장’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곳이다.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나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국제경제 협의체에는 아세안 주요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도 이들 협정을 통해 아세안 국가와의 교류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베트남은 2024년까지 아세안의 대화 조정국을 맡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우리 입장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 서정민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베트남이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 한국의 입장을 전달해줄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태국 등 그동안 한국과의 협력 수준이 낮았던 국가들이 대상이다. 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실장은 “한·베트남 교류의 성과를 부러워하는 다른 아세안 국가를 노려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도 “태국은 높은 일본 의존도에서 벗어나 자국의 산업 발전을 위해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이 크다”며 “현지 지식인·전문가와의 교류·협력으로 한국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