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사커? 때아닌 표기 논쟁

잉글랜드·웨일스·미국 같은 조 경쟁에
팬들 소셜미디어서 ‘사커다’ ‘아니다’ 주장

카타르 월드컵 잉글랜드-미국전에서 그라운드를 장식한 양국의 대형 국기. AP연합뉴스

풋볼이냐, 사커냐. ‘축구’의 영어 표기를 두고 대립이 거세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27일 “카타르 월드컵에서 영국과 미국이 연달아 맞대결을 벌이면서 이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연방 소속인 잉글랜드와 웨일스는 미국과 B조에 속해 잉글랜드-미국, 미국-웨일스전이 모두 무승부로 끝났다.


알자지라는 “잉글랜드-미국전을 전후해 소셜 미디어에는 ‘이 경기는 사커가 아니다’라는 주장이 난무했고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미국 팬들이 모여 ‘이것은 사커’라는 구호를 외치는 동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공유했다”고 전했다. 흔히 미국에서는 ‘풋볼’이라고 하면 미식축구를 의미하고 축구는 ‘사커’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자지라는 미국 미시간대 교수인 스테펀 스지만스키의 말을 인용해 “사커의 기원은 미국이 아니라 영국”이라며 “이 종목을 19세기에 ‘합동 풋볼(Association Football)’이라고 불렀는데 당시 영국 대학생들이 앞 단어 ‘Association’의 가운데 부분인 ‘ssoc’을 변형해 ‘사커(Soccer)’로 줄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축구를 ‘풋볼’이 아닌 ‘사커’라고 부른다는 사실이 영국에 널리 알려진 이후 영국식 영어에서 ‘사커’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풋볼’이 다른 종목을 가리키는 나라에서 ‘사커’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라며 “혼란을 피하려는 단어 선택을 반대하는 것은 일종의 광기”라고 ‘사커’ 옹호론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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